(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국내 건설사의 수익 변화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해외 수주로 벌어들이는 자금을 국내로 들여올 때 불리할 수 있지만, 다양한 대비책으로 위험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23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이날까지 약 3년간 가장 많은 해외수주를 쌓은 건설사는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포함)이다. 총 211억7천300만달러의 수주를 기록했다. 전체 수주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삼성물산이 117억달러로 뒤를 이었고 두산중공업과 GS건설도 상위권에 들었다. SK건설과 대림산업도 55억달러 이상으로 선전했다.

이번 분기 들어 국내 건설사의 해외부문은 환율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1천145.4원에 마감된 달러-원 환율은 전일에 1천89.1원까지 내려왔다. 두 달 새 5%가 하락했다.

국내 금리가 인상하고 수출 호조세 등이 지속하면 1천50원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7월 하순부터 환율이 다소 오른 지난 분기와는 분위기가 다른 셈이다. 해외에서 일부 현장의 대금을 달러로 받는 건설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울 때다.

해외수주가 활발한 현대건설은 올해 3·4분기 분기보고서에서 달러-원 환율이 10% 하락하면 법인세효과 차감 전 달러 순자산이 260억6천700만원 감소한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지난 분기까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환율변동 효과로 1천151억원 줄었다.

외화부채가 자산보다 많다고 공개한 두산중공업과 GS건설은 환율이 하락할 때 세전 이익이 상승했다. 두산중공업은 달러-원 환율이 10% 내리면 1천243억원의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생긴다. GS건설은 달러-원 환율이 5% 하락하면 175억원의 순이익이 추가로 잡힌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등은 외화자산 현황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삼성물산은 환율 효과로 올해 현금성 자산이 271억원, 포스코건설은 23억원 감소했다. 대림산업은 30억원 늘었다.

건설사들은 다양한 파생상품 체결과 발주처와의 협상으로 외환 관련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자재 구매부터 현지 공사 진행, 대금 정산 등의 많은 경로에서 환율이 영향을 주고 있어 환율 방향성이 즉각적으로 현금흐름에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변동성이 클 때를 대비해서 환율 약정 거래 등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주처와 계약 과정에서 복수의 통화를 요구할 수 있고 현지 사업이 지속하면 장부상에서만 환율 효과가 두드러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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