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달러-원 환율 1,080~1,170원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미국 금리 인상을 둘러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만한 긴축 정책 흐름을 고려해 내년에도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외환시장에서 투자에 유효한 통화로는 원화와 유로화가 제시됐다.

23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전일 수출입 기업고객과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2018 환율전망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김환 NH투자증권 FX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이외 국가의 통화 등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둘기파적인 정책 스탠스를 고려할 때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수출경기 회복세에 힘입은 원화나 테이퍼링 우려가 있는 유로화의 경우 강세 흐름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해선 재정정책 기대가 약화한 것도 약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됐음에도 지난 7월 이후 달러화에 대한 투기적인 순매수 포지션이 지속하고 있는 것은 금융시장이 달러화의 약세 흐름에 베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반기 중 세계 경기 회복세와 완만한 물가상승에 힘입어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긴축 우려가 커지며 달러화지수가 반등할 수 있지만, 달러화는 연초의 약세 흐름을 되돌리는 데 그치는 U자형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화의 가파른 강세가 수출경기를 둔화시킬까 우려하고 있지만, 환율 방향에 대해서는 유로화 강세를 용인한다는 게 김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그는 "내년 중 ECB의 환율 전망치는 기존보다 상향 조정된 1.18달러 수준으로 더욱 가파른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테이퍼링까지 시행된다면 유로화에 대한 매수세가 강화하며 달러화 대비 강세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 중심의 경기 펀더멘털이 개선되며 원화의 강세 압력이 점차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있지만, 내성이 강화되고 있어 원화의 약세 되돌림 폭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만,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며 "지난해 6월 금리 인하를 되돌리는 정도의 금리 조정이라면 원화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도 달러-원 환율이 1,080~1,170원으로 예상했다.

그밖에 유로-달러 환율은 1.15~1.30달러, 달러-엔 환율은 105~118엔으로 제시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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