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올해 3·4분기 들어 주요 대형건설사의 영업현금흐름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호황에 늘어난 사업장의 운전자본부담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을 제외한 시공능력평가순위 10대건설사 중 영업현금흐름이 작년 3분기보다 줄어든 곳은 현대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한화건설 등 5곳이다.

작년 3분기보다는 나아졌지만 영업현금흐름 부족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2곳이어서 10대 건설사 중 7곳의 영업현금흐름이 나쁜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2015년 이후 주택호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요 대형건설사의 영업현금흐름 악화는 다소 의외로 파악됐다.

실제로 주택분양에서 선두권에 속하는 대우건설은 작년 3분기 1천388억원의 영업현금흐름 부족에서 올해 3분기 4천72억원으로 5천억원 이상 불어났다. SK건설도 작년 3분기 192억원에서 올해 3분기 3천634억원으로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됐다.

건설사들은 올해 대형 재건축 사업장 수주가 있었던 데다 기존 사업장의 매출이 본격화되며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 7월 매입한 공무원연금공단의 개포주공8단지 매입 비용 중 2천억원가량을 지난 3분기에 비용으로 반영했고 방배5구역과 반포주공1단지(1, 2, 4주구) 입찰보증금으로 2천억원가량 지출이 있었다. 개별 재무제표상 드러난 영업현금흐름이 4천730억원 부족인 점도 이를 뒷받침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입찰보증금으로 지출된 현금은 환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3분기 영업현금흐름 악화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올해 주택분양물량이 2만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림산업도 같은 양상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3분기 매출액 3조4천272억원을 신고하며 시장 예상치 2조8천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순운전자본 변동의 영향으로 3분기 영업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며 "앞서 수주한 사업장의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건설과 한화건설의 영업현금흐름 악화는 다소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건설은 올해 3분기 1천96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최근 2년 내 가장 큰 규모로 중동 공사현장이 차질을 빚으며 지체상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작년 3분기 1천억원대의 영업적자에서 올해 3분기 200억원대의 흑자로 전환했지만 브라질 제철소, 책임준공 확약을 제공한 국내 사업장 등이 변수로 꼽혔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주택 호황에 수주한 현장들이 돌아가기 시작하며 건설사들의 자금이 마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원래 3분기가 건설사의 자금 사정이 안 좋은 시기이기도 한 만큼 주택사업장 입주시기가 도래하면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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