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기업은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신뢰의 부재를 엄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스스로 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24일 오전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초청 간담회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투자자로부터 중장기 투자를 끌어내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기업 가치의 중장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우리 자본시장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 해결되지 않는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기관투자자의 중장기 가치 투자를 이끌어 내는 데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경영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코스피 상장사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공시를 권고하고 있지만 참여하는 곳이 10%도 되지 않는다"며 "관련 제도를 거래소 공시 규정으로 의무화하고,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가 이뤄지도록 기준을 선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이슈가 된 섀도 보팅 제도 폐지에 대해선 기업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언젠가는 반드시 받아들여야 할 과제라며 기업이 전향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연말 제정된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해선 국민연금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경영을 감시한다는 점에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면 다른 기관투자자의 참여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기관투자자가 우려하는 법적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공적 연기금에 한해 공시한 보유목적과 관계없이 주주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자에게 감사인 지정 신청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나오는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의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을 인용, 기업과 투자자의 소통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 몸의 기와 혈이 잘 통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듯이 기업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자 등 이해관계인과의 원활한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와 기관투자자의 책임 강화 모두 우리 경제의 품격을 높이고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 경제와 자본시장의 미래가 여러분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며 "경영인이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투명한 경영을 바탕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얻어 안정적인 성과를 거둬 달라"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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