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주 추천 상품에 코스닥 150 ETF를 대거 편입했다. 최근 코스닥이 강세를 나타내며 8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중 가장 많이 ETF를 신탁 계정에 담은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총 1조5천억원에 이른다.
신한은행과 SC은행은 각각 4천억원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1천억원, 대구은행은 500억원가량 사들였다.
은행들이 ETF 판매에 열을 올린 이유는 상품의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수수료는 타상품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연간 4조5천억원 수준이던 은행의 ETF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까지 7조4천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고객의 신탁 자금을 가지고 코스닥 ETF를 매수하고 나섰다"며 "코스닥 150 ETF가 코스닥 대비 상승률이 두배에 달하며 프로그램 매수가 가세하는 등 추격 매수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운용사의 코스닥 150 레버리지 ETF는 이달 들어 40%가량 뛰어올랐다. 코스닥 150 ETF의 상승률도 20%에 달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닥 ETF에 투자하는 개인 자금이 신탁 계정으로 쏟아 들어오고 있어 ETF를 하지 않던 은행들까지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며 "중수익을 달성하기에 좋은 상품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은행 ETF 신탁은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해지되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목표수익률이 5~6%에 설정돼 있어 대규모 환매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탁이 해지되며 조만간 코스닥 ETF 물량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ETF의 수급에서 은행들이 순매도로 돌아서는 시점을 경계해야 한다"며 "코스닥 150지수의 정기 변경이 다가오는 등 시점이 다소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 말 코스피가 2,300을 돌파하자 은행권은 인버스 ETF 상품을 판매한 바 있다. 그 뒤로 지수가 2,500까지 뛰어오르며 투자 손실이 불어났다.
KB국민, 신한은행 등 주요 은행은 고객들에게 인버스 펀드를 판매했고, 고객들의 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8~10%에 달했다. 펀드 수수료, 보수 등의 비용까지 얹혀지며 투자자들의 손실은 더욱 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주요 고객층은 개별 종목에 투자하기는 꺼리나, 상승장에는 편승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았다"며 "코스닥에 대한 투자 심리는 여전히 양호하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코스닥 150의 경우, 바이오 비중이 60%에 달해 왜곡이 심하다는 약점이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통합된 새로운 지수인 KRX 250 등의 신규 벤치마크를 잡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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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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