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롯데손해보험이 자본확충에 나섰지만, 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오는 30일 900억 원 규모의 10년물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일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최저 신청 수량인 10억 원만 유효수요로 들어와 890억 원이 미달됐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인수기관인 메리츠종금증권이 미매각 물량 상당 부분을 유동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 상반기 현대해상과 DB손보의 후순위채가 1.8대 1과 1.54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과 비교된다. 당시 현대해상과 DB손보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며 5천억 원과 4천99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롯데손보의 경우 시장의 예상치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기관투자자로부터 냉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손보는 공모 희망금리로 연 4.60~5.00%를 제시했다. 작년 말 롯데손보가 발행한 사모 후순위채 금리는 4.5%였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롯데손보는 1년 전과 별 차이가 없는 금리를 제안한 것이다.

롯데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72억 원이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159.14%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턱걸이한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서 보험사의 후순위채 인기가 식으면서 해외로 발걸음을 옮기는 보험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소형 보험사인 흥국생명이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3억 달러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한화생명도 국제 신용평가사에 신용등급 예비평가를 의뢰하는 등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문을 열어 놓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경우 다른 보험사에 비해 메리트가 없는데도 시장의 기대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진 보험사들은 투자자 풀이 좁은 국내보다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