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3파전 전개…호반건설과 중국계 2곳 압축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최진우 기자 = 중국계 사모펀드(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도 대우건설 인수 적격후보(숏-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대우건설 인수전이 호반건설과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PAG 등 3곳으로 압축되면서 한국과 중국의 경쟁구도로 흘러가는 셈이다.

PAG는 국내에서 '또봇'으로 유명한 영실업을 인수한 PEF다.

코웨이와 대성산업가스 등 조(兆) 단위가 넘는 딜에 참여할 정도로 덩치가 큰 국내 기업에도 관심을 보였다. 최근에는 3천100억원에 POBA강남타워를 사들였다.

PAG를 이끄는 수장은 웨이지안 샨(Weijian Shan) 회장이다.

그는 JP모건과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뉴브릿지캐피탈 등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2년 PAG를 설립했다.

펀드 포트폴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바이-아웃(경영권 이전)에 집중하는 프라이빗에쿼티(PE)와 부동산, 절대 수익(Absolute Returns) 등으로 약 180억달러(약 20조원)을 운용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PAG는 특히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데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낼 방법을 고려하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PAG가 본입찰 참여, 더 나아가 거래 종료까지 완주할지는 미지수다.

PEF 입장에서 현재의 대우건설은 매력적이지만 부침이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이 올해 1~9월까지 거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천546억원으로 현금창출력이 뛰어나다. 잉여현금흐름(FCF)도 3천531억원에 달해 배당을 통해 인수금융 이자도 충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최대 규모의 PEF도 대우건설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경기 변동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코웨이와 대성산업가스처럼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현금창출력이 미래에도 지속한다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대우건설의 FCF는 지난 2013년 마이너스(-) 2천315억원, 2014년 2천37억원, 2015년 1천439억원, 2016년 971억원으로 높낮이를 보인다. 배당 가용재원이 일정하지 못하다는 의미다.

PAG에 대한 의구심도 남은 상태다.

서울에 사무소를 보유할 정도로 국내 기업에 관심이 있는 것은 맞지만, 주요 메가-딜에서 완주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었기 때문이다. 실제, PAG가 그동안 투자한 곳은 대부분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이뤄졌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목상으로 보면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안정적인 현금창출을 원하는 PEF의 본질과 그동안 PAG가 보여준 모습을 고려하면 끝까지 갈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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