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신라젠 임직원의 우리사주와 스톡옵션(주식매수 선택권) 시세차익이 주가 급등에 따라 3천억원을 넘어섰다.

신라젠의 우리사주 시세차익은 600억원 이상, 스톡옵션은 3천억원 이상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라젠 임직원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우리사주 56만7천8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배정가는 주당 1만5천원이다.

신라젠은 코스닥시장에서 전일 12만4천3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전일 종가를 반영한 신라젠 우리사주 수익률은 1,200%, 시세차익은 620억6천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신라젠은 임직원 수가 43명인 중소기업이다. 단순 환산하면 우리사주 수익이 1인당 평균 14억4천만원이다.

신라젠 임직원의 스톡옵션 시세차익 규모는 이를 뛰어넘는다.

신라젠 임직원이 행사하지 않은 스톡옵션은 총 273만9천주다. 행사가는 3천원(10만주)부터 3천500원(13만9천주), 4천500원(233만주), 1만1천원(20만주)에 분포한다.

전일 종가로 환산하면 시세차익은 총 3천271억2천100만원이다.

스톡옵션 중 10만주는 3천원에, 13만9천주는 3천500원에 바로 행사할 수 있다. 행사가 4천500원인 233만주는 내년 3월24일부터, 1만1천원인 20만주는 2019년 3월4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신라젠 임직원이 우리사주와 스톡옵션 시세차익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음 달 우리사주 물량과 함께 전환사채(CB)가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다.

신라젠 전환사채는 174억원 규모로 지난해 1~2월 발행됐다. 주식 전환가는 1만5천원이다.

신라젠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전환사채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신라젠 전환사채는 오는 27일 주식으로 바뀐다.

전환된 주식은 다음 달 6일부터 매각할 수 있다. 신라젠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종료되는 시점과 같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라젠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데 따라 이 중 상당 부분이 매도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젠 주가가 '거품 논란'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다. 지난 5월까지도 1만원대에 머무르던 신라젠 주가는 6개월간 13배 가까이 급등했다. 전일 기준 주가 상승폭은 지난 1개월간 106.48%, 3개월간 436.93%, 6개월간은 1,004.89%에 달했다.

문제는 주가 급등에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신라젠은 항암제를 만드는 기업으로, 치과의사 출신 문은상 대표가 설립했다. 최근 임상 시험 결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식 허가를 받은 신약은 없다. 실적은 3년 연속 적자다.

신라젠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지난달 이후부터는 신라젠을 다른 증권사 리포트도 나오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라젠은 실적보다는 성장성에 대한 기대로 급등했다"며 "실적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주가가 빠르게 상승한만큼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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