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32)씨가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CJ그룹의 경영승계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그룹은 24일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에 신현재 사장(56)을, CJ 주식회사 공동 대표이사에 김홍기 총괄부사장(52)을 승진 임명하는 내용을 담은 '2018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눈에 띄는 점은 오너 일가의 고속 승진이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주식회사 미국지역본부 마케팅담당의 고속 승진이다. 그는 이번에 상무로 승진했다. 연초 상무 대우로 승진한 지 1년도 안 돼서 승진한 셈이다. 이경후 신임 상무의 남편인 정종환 CJ주식회사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37)도 상무가 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석사 졸업장을 받은 뒤 2011년 CJ주식회사 기획팀 대리로 입사한 이경후 신임 상무는 지난 2015년 3월 부장, 올해 3월 상무 대우, 올해 11월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정종환 신임 상무는 컬럼비아대 학사(기술경영)와 석사(경영과학), 중국 칭화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에서 일하다 지난 2010년 8월 CJ주식회사 미국지역본부에 입사했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주식회사 신임 부장(27)도 지난 2013년 그룹 공채로 입사해 올해 부장이 됐다.

재계에서는 CJ그룹의 경영승계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3년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된 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이재현 회장이 지난 5월 경영복귀를 공식화했지만, 예전처럼 왕성한 활동을 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CJ그룹에 따르면 샤르코 마리 투스병(CMT)을 앓고 있는 이재현 회장은 가까운 거리는 걸을 수 있지만, 먼 거리를 갈 때는 휠체어를 탄다. CMT는 종아리 근육위축과 감각장애가 일어나는 유전성 신경장애다.

이경후 신임 상무와 이선호 부장이 그룹의 지주사인 CJ주식회사 지분을 적게 보유하고 있어 CJ올리브네트웍스가 경영승계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실제로 이경후 신임 상무는 CJ주식회사(0.13%), CJ올리브네트웍스(6.91%), CJ E&M(0.27%), CJ제일제당(0.15%)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선호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2대 주주(지분율 17.97%)다. CJ올리브네트웍스 최대 주주는 CJ주식회사(지분율 55.1%)다. 이선호 부장은 CJ E&M 지분 0.68%도 들고 있다.

CJ그룹 측은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업을 적극적으로 챙기고 있다. 경영승계가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앞을 내다보고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