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증권가는 KB금융의 자사주 매입이 추가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고 평가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3천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SK증권은 이에 대해 추가 M&A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라고 진단했다.

KB금융은 금융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2월 3천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을 공시했다. 같은 해 8월에는 5천억원의 자사주 추가 취득을 결정했다.

두 차례의 신탁계약으로 취득한 자사주 총 2천155만주 중 444만주는 지난 7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주식 교환의 대가로 활용된 바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2월과 8월 대비 주가가 50% 이상 오른 현 상황에서 3천억원의 자사주 취득은 전체 발행주식수의 1.3% 안팎에 불과해 유통주식수 감소에 따른 주가 상승 동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추가 M&A의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 김도하 연구원은 "KB금융이 보유 자사주를 인수 계열사의 완전자회사 편입에 활용했던 전례와 함께 M&A에 적극적인 현 경영진의 태도를 고려하면 이번 자사주 취득 결정은 추가적인 계열사 인수·합병 재원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KB금융이 비은행 부문의 추가적인 M&A 과정에서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김재우 연구원은 "KB금융은 과거 비은행부문 M&A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하는 전략을 취한 바 있다"며 "2018년 주가순자산비율(P/B) 0.64배의 저평가 국면에서 자사주를 매입함에 따라 향후 생명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 M&A에 활용할 여력이 더 높아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의 자사주 매입 결정은 감독당국의 배당 자제 코멘트 이후 나온 만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졌다"며 "주주 환원 및 주가 안정 외에 타사와의 전략적 자본 제휴나 자회사 M&A 활용 등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며 주주 관점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이벤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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