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율 5.3%로 둔화, 무역수지 922억 달러로 축소

민간소비 2%대 후반 증가…건설투자 부진 지속

연평균 국제유가 57.2달러 예상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연구원은 27일 발표한 '2018년 경제ㆍ산업 전망'에서 내년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가 다소 둔화하겠지만, 소득과 고용 여건 개선과 정부 정책 지원 등에 힘입어 소비가 회복세를 보여 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의 패턴은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와 비교해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세계 경기 회복세 지속으로 수출물량 증대가 유지될 것으로 봤지만, 수출단가 둔화와 올해 수출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연간 증가율은 크게 둔화한 5.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공급능력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 압력에도 불구하고 IT기기의 고사양화와 기업 인프라 수요 확대 등으로 두 자릿수 증가세가 지속할 것으로 봤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유가 상승으로,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은 신흥국 경기 회복과 한ㆍ중 갈등 완화에 따른 대중 수출 여건 개선으로 증가세가 유지되겠지만,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조선은 2년 전 수주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봤고, 가전도 해외생산 확대와 부품 현지조달 증가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은 유가 상승 폭 둔화에 따른 에너지 자원의 수입 증가 둔화와 기저효과 등으로 7.7%의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증가율보다는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임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922억 달러로 올해 예상치인 982억 달러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지방선거 등의 이벤트 영향과 정부의 정책 지원 효과 등으로 소득 및 고용 여건이 개선되면서 올해의 2.4%보다는 약간 높은 2.7% 수준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 우려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담 등 소비 제약 요인들도 있지만, 영향은 대체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IT산업을 중심으로 수출과 경기 호조세가 지속하면서 안정적인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일부 수출산업에서만 나타나고, 제조업 가동률이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못하면서 설비투자 증가율은 3% 내외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는 신규주택 분양이 부진하고,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투기억제책이 예고됨에 따라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와 비교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시장으로의 투자 자금 유입과 우리나라의 경상흑자 지속 등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미국의 점진적 금리 인상 전망과 달러 약세 정책 옹호,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매입 축소 등이 달러화 약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그간 달러-원 환율이 과도하게 하락하고,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폭이 축소하는 데다, 북미 간 긴장 상황이 지속하는 것은 원화 강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달러-원 환율 전망치를 각각 1,085원과 1,118원으로 예상했다. 연간 기준 전망치는 1,102원으로 제시했다.

내년 연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57.2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예상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특히 신흥권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원유 수요 증대와 유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금융 측면에서는 미 달러화의 약세가 이어지고,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 우려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내부 갈등 고조 등이 잠재적으로 유가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덧붙였다.

다만, 공급 측면에서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증산 가능성과 러시아의 감산 이탈 가능성 등이 유가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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