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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원 칼럼> 북핵ㆍ사드보다 무서운 원화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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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11.29  09: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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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북한의 핵실험 도발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바람 잘 날 없던 재계에 초대형 태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원화 강세와 금리상승, 국제유가 강세라는 3고(高)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북핵과 사드 문제는 경제 외적인 변수라는 점에서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3고 시대의 도래는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어서 우려 요소로 꼽히고 있다.

    사드 보복이 해제되고 북한의 도발도 잠잠해지는 등 미국과 중국의 해빙 무드가 형성되면서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큰 산을 넘었는가 싶었는데 느닷없이 몰아닥친 3대 악재로 더 큰 산을 만난 형국이다. 미국 경제의 회복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상장 회사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우리 경제의 현재 상태는 최고조지만, 3고 시대가 본격화될 미래를 볼 때 어두운 면이 부각되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잘 나가던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 행진도 모건스탠리의 부정적인 보고서가 나오자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금리상승, 유가 상승, 원화 상승 등 첩첩산중에 갇힌 우리 산업계지만 무엇보다 큰 위협요소로 대두되는 것이 원화 강세다. 수출로 먹고사는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에서 환율의 급격한 하락은 국가 경제의 경쟁력약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연구소에서 원화가 몇% 오르면 경제성장률이 몇% 떨어진다는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는 건 환율 문제로 인한 우리 경제의 경쟁력 상실이 눈앞에 빤히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걱정되는 점은 다른 나라 통화가치의 상승속도보다 원화의 상승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는 것이다. 대내외적 경제펀더멘털이 원화가치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환율에 민감한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사실상 외환시장에 손대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원화가 다른 통화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산업계의 고민도 이 부분에 있다. 우리나라와 수출 현장에서 경쟁하는 일본의 통화인 엔화에 비해 원화가 급격히 오르고 결국 수출 무대에서 일본에 밀리게 되는 건 아닌지 재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자동차와 가전, 기계 업종의 위기감이 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들은 환율 위험을 관리하는데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경제는 참여정부 중후반기 급격한 원화 강세를 경험한 적이 있다. 2006년 1달러당 900원대에 진입한 원화가치 상승 문제는 산업계 전체에 큰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당시 우리 기업들은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한 전례가 있다. 지금도 그때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조치가 나오기 어려운 가운데 어느 때보다 절실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의 역할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업들은 스스로 적응력을 키워 원화 강세 시대에 버틸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산업증권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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