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호텔롯데가 올해 3분기까지 7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이 반영된 결과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점도 영향을 줬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기준 호텔롯데 매출액은 4조7천49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653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이익 2천475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602억원으로 77.05% 감소했다. 영업손실을 냈는데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지분법 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사업은 호텔, 면세, 월드, 리조트, 골프장 등이다. 올 3분기 누적 매출기준 각 사업비중은 호텔 10.65%, 면세 83.99%, 월드 4.66%, 리조트 0.41%, 골프장 0.28%다.

올해 호텔롯데의 적자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이 반영된 탓이다.

실제 올해 4월 123층 규모의 롯데월드타워가 개장했다. 롯데월드타워 76~101층에는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이 있다. 시그니엘 서울은 총 235개 객실을 갖췄으며 100층에 있는 '로얄 스위트' 객실은 1박 요금이 2천만원에 달한다.

올 9월에는 미얀마에서 '롯데호텔양곤'을 공식 오픈했다. 같은 달 러시아에서 '롯데호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개관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 투자규모는 급증했다. 호텔롯데 유형자산 투자액은 2015년 3분기 누적기준 2천295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3천686억원, 올 3분기 누적기준 4천107억원을 기록했다. 2년 사이 약 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감가상각비도 1천126억원, 1천527억원, 1천782억원으로 늘었다.

'사드 후폭풍'으로 호텔과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점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에 반대하는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중순부터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했다. 그 결과 중국인 관광객 수는 올 4월부터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6~69%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에 호텔롯데는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롯데가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실제 올 1분기 기준 호텔롯데 면세사업 전체 매출액의 70%가 중국인이다. 한국 23.6%, 일본 2.1%, 기타 4.3%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호텔사업에서 중국인 투숙객 비중은 약 16%로 국내 고객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롯데월드 사업에서도 중국인 입장객 비중은 약 12%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호텔롯데의 가장 중요한 고객군"이라며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호텔롯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시그니엘 서울 전경. 롯데 제공>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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