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북한의 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에도 2년 반만에 1,070원대로 하락했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7.60원 하락한 1,07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2015년 4월30일 1,072.40원 이후 2년 반만에 최저 수준이다.

달러화는 장초반 북한의 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에 1,080원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일부 롱플레이도 유발되면서 달러화는 1,085원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장후반에는 리스크 회피 심리가 완화되고, 수출업체 월말 네고물량이 몰리면서 달러화가 1,070원대로 하락했다.

◇30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072.00~1,082.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달러화가 추가로 저점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도 만만치 않아 하락폭은 다소 제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북한 리스크 때문에 롱포지션을 쌓았던 시장 참가자들이 일제히 롱스톱에 나서면서 달러화가 급격히 하락했다"며 "이밖에도 수급은 전반적으로 매도 쪽이 우위여서 달러화 흐름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1,080원선에 있던 옵션 배리어가 무너지고, 엔-원 재정환율도 100엔당 970원선이 깨져 스톱성 물량에 달러화가 하락했다"며 "결제도 만만치 않았지만 장이 얇아 네고물량과 롱스톱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 차익실현성 달러 매수가 나올수 있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전일대비 0.40원 하락한 1,084.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다.

그러나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그동안의 학습효과와 다음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상에 주목했다.

달러화는 개장초 1,080원대 초반에서 일부 롱플레이에 1,085원선까지 올랐으나 이내 되밀렸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북한 미사일 발사의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기 위한 관계기관 합동 점검 회의와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달러화는 북한이 낮 12시반에 중대보도를 할 것이라는 소식에 1,083원선으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중대발표 내용이 ICBM 미사일 발사 성공과 미국 본토 타격 가능성을 알리는 수준에 그치면서 위험회피 심리는 급격히 누그러졌다.

달러화는 1,083원대에서 정체된 흐름을 보이다 장막판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롱스톱에 밀렸다.

이와 함께 1,080원선에 걸쳐있던 옵션 배리어도 깨지면서 롱스톱이 추가돼 달러화가 1,070원대로 하락폭을 키웠다.

달러화가 하락폭을 키우는 과정에서 일부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경계가 일었으나 롱스톱 속도가 더 가팔랐다.

이날 달러화는 1,075.50원에 저점을, 1,085.0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 달러화 저점인 1,075.50원은 올해 연중 저점이자, 지난 2015년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082.36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82억6천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0.05% 내린 2,512.90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602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 1천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1.45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66.17원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858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3.03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3.03원에, 고점은 164.16원에 거래됐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 양사를 합쳐 168억6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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