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한국은행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대부분의 증권사는 보수적인 운용 전략으로 금리 인상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이미 한해 실적 목표치를 대부분 달성한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무리하게 베팅해서 손실 가능성을 높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30일 오전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반대로 떨어져 채권 평가손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말 기준 53개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 규모는 약 183조원에 달한다.

증권사들이 금리 인상을 100% 헤지하는 방법은 보유한 채권을 모두 파는 것이지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의 기초자산으로 의무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는 불가능하다.

우선 대부분의 증권사 채권 담당자들은 이번 금통위의 경우 북을 보수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올해 목표 실적을 대부분 달성한 상황에서 손실 볼 가능성을 감내하면서까지 베팅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인상이 만장일치로 결정되고, 예상과 달리 이주열 한은 총재가 매파적 발언을 할 경우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이 총재 발언을 주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증권사 채권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시점이 1분기나 2분기였다면 상황이 달랐겠지만 한 해 장사를 거의 마친 11월에 조금 더 돈을 벌어보겠다고 무리한 베팅을 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의 경우에는 동일한 100억원에 대해 100억을 벌 가능성과 100억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했을 때 상방과 하방리스크 간의 가치가 동일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에 대해서는 주로 국고채 선물로 헤지를 하고, 만기는 단기로 가져간다"며 "이번 금통위 이후에는 오히려 선반영됐던 금리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연말이기 때문에 북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기도 하고, 지난달 시장 금리가 이미 40bp 올랐기 때문에 이걸 보고 놀란 대부분의 증권사가 포지션을 정리했기 때문에 11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리더라도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은이 금리를 올리고, 이 총재가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겠다고 시장을 달래는 듯한 발언을 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는데, 만일 이 시나리오에서 벗어날 경우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이 총재의 발언을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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