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이 심화하며 수익성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예외는 아니다.

업계 내 우월한 지위에 힘입어 미래에셋운용은 최근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목표 규모의 다섯 배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업계 경쟁 심화에 대한 고민은 여전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일 6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운용은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3년물과 5년물 회사채를 300억원씩 발행했다. 권면이자율은 각각 2.649%, 2.998%로 결정됐다.

회사채 발행 전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당초 기대보다 기관들의 참여가 높아, 업계 탑 티어의 체면을 세웠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상황이고 기관투자자들이 북 클로징에 나서며 회사채 시장에 다소 찬바람이 불었다"면서도 "미래에셋운용은 시장 입지 등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운용의 운용보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과 차입을 통한 고유재산 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점을 부담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미래에셋운용도 업황 부진과 타이트한 거시 환경 등을 우려해 발행 규모를 원래 계획보다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도 현재 업계가 공유하고 있는 이러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겼다.

현재 자산운용업계는 과포화 상태다. 자산운용사 수는 지난 2009년 60여개에서 지난해 93개, 올해 195개로 늘어나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업계 전체 순이익은 2009년 4천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5천억원으로 단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운용사 수가 증가하며 자연히 시장 경쟁은 심화했다. 그 사이 운용보수율도 하락하며 운용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상단을 규제하고 있어 운용보수율을 높이기는 불가능하며 경쟁 심화와 기관투자자 고객의 증가로 보수 하방 압력을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용자산도 보수율이 높은 주식형 펀드보다는 보수율이 낮은 패시브 펀드나 일임 재산의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향후에도 이익 개선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업체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운용전략에는 뚜렷한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결국 제살깎아먹기인 보수 인하 경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상위 10개 운용사가 업계 전체 순이익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업계가 양극화되는 동시에 대형사 사이에서도 경쟁은 더욱더 심해지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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