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시됐다. 시장금리에 연동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와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금리 등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국내 은행에서 새로 취급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은 27.3%로 집계됐다.

넉 달째 비중이 감소하며 지난 2014년 2월 이후 가장 적다. 짧은 주기로 금리가 바뀌는 신용대출이 확대한 영향과 금리인상이 예고되면서 이에 맞춘 일부 은행들의 영업전략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로써 잔액 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도 33.9%로 축소됐다. 올해 하반기 들어 꾸준한 내림세다.

한국은행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면서 이런 변동금리 대출 이용자는 이자 부담을 맞닥뜨리게 됐다. 국내 은행 대출의 70%가량이 주택담보대출인 점을 고려하면 주담대도 사정권이다.

주담대의 기준금리 중 하나인 코픽스도 상승 전환이 예상됐다.

매달 중순 발표되는 코픽스는 이달 신규취급액 기준 1.62%를 나타냈다. 두 달 전과 비교하면 15bp 상승했다. 가장 낮았던 지난 8월에도 한은 기준금리와 22bp가 차이가 났으니 다음달에는 1.7%대로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이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금융채 금리도 관찰 대상이다. 은행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책정되는 금융채 금리를 고객에 맞추고 나머지 마진을 이익으로 취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일 'AAA' 등급 은행채 금리는 1년물 기준으로 2.001%에 마감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혼합된 주담대에서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은 2.547%다. 모두 석 달 새 35bp가량 급등했다.

매일 잦은 거래와 함께 공개되는 은행채 금리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적게 오를 수 있지만, 미국 금리인상 등 해외변수도 바로 반응한다는 점에서 항상 지켜봐야 할 요소다.

과거 주담대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던 CD금리는 최근 거래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이날 장을 마치면 기준금리 인상을 그대로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액이 3억원이라면 대출금리가 25bp 상승하면 연 75만원가량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관건은 금리인상 이후다. 금리인상 기조가 빨라질수록 굳건했던 주담대 연체율도 오를 수 있다. 올해 9월 말 국내 은행 주담대 연체율은 0.19%지만, 3년 전 연체율은 0.5%까지 올랐던 이력이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에서 경제전망을 상향 조정했고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사전에 피력했던 만큼 이달 금통위의 금리인상은 선반영됐다고 판단된다"며 "내년 추가 금리인상 여부가 변수고 만일 시장에서 형성된 한차례 정도의 추가 금리인상을 뛰어넘는 신호가 나타나면 마찰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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