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견실한 성장세를 확인한 후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한은은 3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25bp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마지막으로 변경된 지난 2016년 6월 이후 17개월 만에 금리가 인상됐다.

한은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2012년 6월이다. 6년 5개월 만에 금리가 다시 인상됐다.

국내 지표는 탄탄한 흐름이 유지됐다.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 10월 제시한 3.0%를 소폭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금통위는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했다.

◇ 견실한 경제 펀더멘털

한은이 금리를 인상한 데는 견실한 경제 펀더멘털이 자리하고 있다.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완만하게 개선됐다. 투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당분간 반도체 경기 호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원화 강세에도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축소됐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세가 강화되면서 향후 수요측면 물가상승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경기회복세가 강화되면서 수요압력이 높아지고, 근원인플레이션도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고용지표는 한중 관계 악화로 서비스업 중심으로 부진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임금은 개선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이 총재는 전망했다.

◇ 금융 불균형 위험 차단…통화완화 정도 조정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는 금리를 동결했을 때 나타날 금융 불균형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상승률도 점차 목표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할 경우 통화정책의 실질적 완화 정도가 확대되면서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그동안 저성장, 저물가에 대비해 확대해왔던 통화완화 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향후 부동산가격 움직임에도 주목하겠다고 했다.

그는 "금리 상승이 차입비용 증가로 연결되고,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간접적으로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며 "금리 결정 외에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모든 것을 고려해서 부동산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눈여겨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추가 금리 인상 시기는…경기 개선 지속·물가 기조적 상승 확인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 인상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변수가 성장률과 물가임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이 총재는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물가안정 목표에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시장에서 우려했던 원화 강세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큰 주목을 받지는 않을 듯하다.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보다 줄어들었고, 원화 강세를 비롯한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했다고 진단했다.

조동철 금통위원은 이달 기준금리가 1.25%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금리 인상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금리 인상에 반대표가 나온 만큼 향후 금리 인상 환경이 무르익은 후 이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금통위원 간 이견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 밖에도 금통위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금리 결정의 주요 고려사항이라고 밝혔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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