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내년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2위 업체로의 도약을 계획하고 있지만, 순조로운 목표 달성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가장 최신의 파운드리 공정인 10나노 공정 기반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한 1위 사업자인 TSMC와 막상막하의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10나노 공정의 주 고객사가 퀄컴이 유일한 상황이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TSMC는 과거 삼성전자의 고객사이기도 했던 애플로부터 모바일AP 주문을 독점하는 등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30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글로벌 매출 규모는 573억달러(약 62조3천억원)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7.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5년 연속 5%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는 셈이다.

파운드리업계는 올해부터 10나노 공정 기반의 제품 양산을 시작해 10나노 공정제품의 매출 규모는 37억2천만달러(약 4조원)로 예상돼 파운드리 매출 증가율의 9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파운드리 매출 증가는 대부분 10나노 공정에서 나온 셈이다. 점유율 순위는 지난해와 같을 것으로 예상됐다.

TSMC가 55.9%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뒤를 이어 글로벌파운드리(9.4%), UMC(8.5%), 삼성전자(7.7%), SMIC(5.4%) 등의 순이다. 동부하이텍은 1.2%의 점유율로 10위에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2위부터 5위까지 4개 사업자의 점유율 차이는 최대 4%포인트에 불과해 그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올해 예상매출 증가율을 보면 삼성전자가 평균 성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글로벌 파운드리와 UMC, SMIC의 매출은 각각 8.2%, 6.8%, 6.3%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는 2.7%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파운드리 2위로 도약하려면 최소한 1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해야 한다.

트렌스포스는 "내년에는 공정 기술의 발전에 여전히 업계의 관심이 쏠릴 것이며 7나노 공정이 매출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전기차와 5G 수요 덕분에 파운드리업계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등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업계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파운드리에서 첨단 EUV(극자외선) 인프라를 구축해 파운드리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EUV를 적용한 7나노 공정의 성공적 개발과 양산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에 약 5조5천억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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