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기준금리 인상에 하루 만에 10원 이상 급등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1.40원 오른 1,08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하면서부터 지난 이틀간의 하락세를 되돌리는 흐름을 보인 달러화는 매수세 유입으로 장중 1,090원대로 올라섰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에는 숏포지션 정리와 매수세가 더해지면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12월1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084.00~1,094.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상이 단행된 원화 강세 모멘텀이 크지 않은 가운데 1,09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금리 인상보다 추가 인상 속도가 관건이었는데 만장일치가 아닌데다 내년 금리 인상 속도도 느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면서 숏커버와 신규 롱포지션이 일부 유입됐다"며 "미국 금리인상만 남아있고, 연말 수급이 줄어들 수 있어 달러화가 1,090원대를 시도할 듯하다"고 말했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금리 인상 여파도 있었지만 외환당국 경계심도 컸다"며 "달러화가 1,090원선으로 오른 후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에 밀린 만큼 최근 하락세의 조정 차원으로 추세가 상승 쪽으로 전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전거래일보다 4.70원 오른 1,081.50원에 출발했다.

장초반부터 일부 숏커버 물량이 유입되면서 달러화는 1,080원대 후반으로 올랐다.

원화 강세를 이끌던 금리인상 모멘텀이 일단락되면서 전반적으로 차익실현 분위기가 크게 나타났다.

금리 인상 발표 직후에는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 대기 모드로 달러화가 주춤한 흐름을 보였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의 발언을 확인하는 동안 달러화는 1,090원선으로 급등했다.

이 총재가 향후 "금리 추가조정은 성장흐름과 물가상승세를 보며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한데다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내면서 추가 금리인상 기대는 약해졌다.

달러화가 상승폭을 키우면서 한때 1,099.10원에 딜미스(거래실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합의 취소돼 장중 고점이 1,090.20원으로 수정됐다.

이와 함께 이 총재가 "환율 쏠림에 의해 변동성 과도할 경우 시장안정화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점도 외환당국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부담도 컸다.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당국이 이날 금리 인상 충격에 대비해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인 주식순매도 역시 차익실현 차원에서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달러화 반등세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장후반 1,090원대에서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이 유입되면서 달러화 상승폭은 제한됐다.

이날 달러화는 1,080.30원에 저점을, 1,090.2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085.1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89억9천500만달러였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1.45% 내린 2,476.37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천92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 44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2.18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70.18원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861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4.46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3.35원, 고점은 164.83원에 거래됐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42억2천100만위안이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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