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일 서울채권시장은 한은의 금리 인상 후 발표된 경제지표를 해석하면서 방향성을 계속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성장률은 전기대비 1.5%, 전년동기대비 3.8%로, 속보치보다도 높아지는 등 큰 폭의 성장이 나타났다. 반면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3%로 1%대 중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한은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시장금리는 금리 인상을 악재 해소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강세로 마감했다.

금통위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통화정책 방향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문구나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에 표를 던진 것은 모두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요인이었다. 향후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시그널이 없었다는 점도 매수를 자극하게 했다.

이주열 총재 기자간담회만 본다면 이번 금통위를 과연 '비둘기'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시장참가자들도 있었다.

이 총재의 발언 중간중간에 매의 발톱이 숨어있었다는 의미다. 성장과 물가 흐름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발언이 매파적이었다고 해석했다.

전일 금리 인상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통화완화 정도 조정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 총재는 금리를 조정하더라도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언급했다.

금리 인상 후 은행장들과 만난 금융협의회 자리에서도 같은 맥락의 발언이 나왔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전반적인 금융 상황은 여전히 완화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경기와 물가가 현재 흐름만 유지된다고 해도 금융완화의 정도 조정은 계속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이주열 총재가 아무리 매의 본성이 있다고 해도 임기까지 불과 두 차례의 금리 결정이 남은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자신 있게 시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한은이 매파적인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금리 인상은 한 차례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지난달 금융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던 3분기 성장률은 또다시 상향 조정됐다.

4분기에는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기관이 많지만, 제로 성장만 기록해도 한은이 전망했던 연간 3% 성장률은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물가는 1.3% 상승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11월까지 누적으로는 2% 상승률을 나타냈다. 근원물가는 1.2% 올랐다.

차트상으로는 3년 국채선물과 10년 국채선물 모두 60일 이동평균선 부근까지 올라왔다. 이를 뚫어낼 만한 재료가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전일 기준금리가 인상된 데다 다음 주 국고채 5년물 입찰을 앞두고도 외국인이 2천700억 원 규모의 국고채 5년 지표물 17-4호를 사들인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금융시장은 세제개편안 기대로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31.67포인트(1.39%) 상승한 24,272.35에 거래를 마쳤다.

미 금리는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2.40%를 상향 돌파했다. 10년물은 2.05bp 상승한 2.4105%, 2년물은 2bp 높은 1.7820%에 마쳤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 연장 소식에 소폭 올랐다.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센트(0.2%) 상승한 57.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