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기대치에 부합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결정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을 재료로 1,120원대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화가 ECB의 국채매입 결정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로화는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2629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가격인 1.2600달러보다 0.0030달러 정도 상승했다.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 후 새로운 국채매입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전일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유통시장에서 만기 1년에서 3년 사이에 있는 유로존 17개국의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통화량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불태화(sterilised)' 조치를 실행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이 나온 셈이다. 당초 '뉴스에 팔자'는 인식으로 ECB 이후 유로화도 반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유로화도 강세를 이어갔다.

무디스에 이어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도 원화 가치에 긍정적인 재료이다. 피치는 6일 장마감 이후 한국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이로써 한국의 신용등급은 피치 기준으로 중국과 일본의 'A+'보다 높아졌다.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은 중장기적으로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재료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지난번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올렸을 때 달러-원 환율이 순간적으로 1~2원 하락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재료를 감안하면 달러화는 장초반부터 1,120원대 후반까지 떨어지면서 거래를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CB 정책결정과 맞물려 금융시장에서 '리스크 온' 인식이 강화될 여지도 커졌다.

그러나 그동안 달러-원 환율이 1,130원선에서 탄탄하게 지지됐던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낙폭을 키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급 측면에서도 환율 1,130원 수준에서 네고물량을 비롯해 실물량이 꾸준하게 유입됐다. 이런 이유로 환율 1,130원이 단기 저점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적지 않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에 1,132.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1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인 1,133.80원보다 3.90원 하락한 셈이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31.50원에서 1,136.00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한편, 이날 호주는 무역수지를 발표하고, 영국은 산업생산을 발표한다. 또 미국은 내주 열리는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중요한 변수가 될 비농업부분 신규고용자수와 실업률을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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