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위안-원 직거래시장이 3주년을 맞았으나 안정적인 흐름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했다.

1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위안-원 직거래시장 담당자들은 위안-원 거래량이 많을 때는 달러-원 스팟 시장의 20~30%에 달하지만 유동성이 순간적으로 사라지거나, 업체 물량 부족으로 스펙 거래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봤다.

위안-원 직거래는 주로 달러-원 환율과 달러-위안(CNH) 환율을 동시에 보는 재정환율과 함께 움직인다.

때때로 오전 10시12분 중국 인민은행(PBOC)의 고시환율 발표나 시장 관련 발언 등의 이슈가 생기면 위안-원 환율 변동성이 커지기도 한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재정환율과 달러-원 환율 변동성을 보면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며 "기본적으로 달러-원 환율을 따라가지만 달러-위안(CNH) 환율이 반대로 갈 때는 위안-원 환율도 흐름이 달라져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 스팟은 국내 플로우가 있을 때 출렁이는 경우가 많아 이럴 때는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딜러들은 12곳의 시장조성은행이 거래하면서 위안-원 직거래시장의 유동성은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대중 수출입 기업의 실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서울 위안-원 직거래시장 현황'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17억달러였으나 하반기(7월부터 11월29일)에는 24억달러로 늘었다. 외환당국이 거래 수수료 인하와 함께 7월부터 외환건전성부담금 감면 혜택을 주면서 거래량이 더욱 증가했다. 올해 일평균 거래량은 약 20억달러 수준이다.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상위권 시장 조성은행들의 거래는 매우 활발하다"며 "다만, 기업체 플로우 없이 스펙 거래, 프랍 트레이딩만 하다보니 거래가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유동성이 늘었지만 업체 물량이 충분히 이를 받쳐줄 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직거래 시장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기업체 물량이 유입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성은행의 경우 시시각각 호가를 내야 하지만 위안-원 직거래만 전담하기에는 인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유로나 엔화 환율 등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위안-원 거래에 집중하다보면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외환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초창기여서 시장이 얼마나 확대될지 확신할 수 없는 점도 위안-원 직거래의 한계다.

외환당국은 위안-원 직거래 시장에 기업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정부는 유관기관들과 대중 수출입기업 간담회를 개최하고, 청산은행(교통은행), 시장조성은행(신한은행, 중국공상은행 등 12개)을 통해 기업에 위안-원 시장 정보를 적극 제공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위안화 예금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서울 위안-원 직거래 시장이 홍콩, 런던, 싱가포르에 이어 네 번째로 활성화된 역외 위안화 시장인 만큼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도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웅열 교통은행 부장은 "지난 3년간 일일 약 1조원 상당이 위안화 유동성을 직거래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며 "스펙 거래가 대부분이고, 일부 기업 물량을 받은 은행들의 위안화 포지션 헤지 거래도 직거래시장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위안화 예금이 한국내에서 쌓이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한국 위안화 자본거래는 실물거래의 5~10배 규모로 향후 한국의 위안화 금융허브에서 거래가 가능할 것이므로 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규모와 위치, 성장성을 고려하면 이제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들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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