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7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결정으로 스페인 국채금리가 급락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 조정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CB가 새로운 국채매입 프로그램에 합의했다고 발표하자 유로존 위기국가들의 채권 금리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간밤에 스페인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37bp가량 내린 연 6.64%에 마감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13bp 하락한 연 5.88%를 나타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은 큰 폭으로 내렸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8bp 오른 연 1.676%를 기록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발표한 새로운 유로존 국채매입 프로그램은 서프라이즈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새 프로그램은 'OMT(outright monetary transaction)'로 명명됐다. 이는 기존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인 `SMP(Securities Market Programme)'에서 진화된 2차 국채매입 프로그램이다.

OMT가 기본적으로 국채 매입에 제한이 없는 데다 국채 매입의 대상이나 조작 대상 등이 좀 더 광범위하고 무차별해졌다는 점에서 유럽 채권시장 안정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고채 주요 구간이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내려오는 등 금리레벨 부담이 한층 커진 상황이라 대외 여건 개선에 따른 단기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9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가까워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레벨 부담에도 외국인이 현물매수를 강화하는 등 내부 수급이 양호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금리 상승폭이 제한될 여지도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이어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도 중장기 강세 재료로 평가된다. 외국인의 원화채 매수 강도가 세질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美 주가·국채금리 동반급등…위험자산 선호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새로운 국채매입 프로그램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과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에 힘입어 다소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44.52포인트(1.87%) 높아진 13,292.00에 거래를 마쳤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유통시장에서 만기가 1년에서 3년 사이의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채 매입이 통화량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하고자 '불태화(sterilised)' 조치를 실행할 것이라고 덧붙였으며 채무 조정이 발생하면 선순위 채권자의 지위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번 조치가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한 완전히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나온 미국의 경제지표는 모두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2천명 감소한 36만5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7만명으로 예상했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8월 민간부문 고용은 20만1천명 증가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4만5천명 늘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다음날 발표될 8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이 12만명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실업률은 8.3%로 전망했다.

지난 8월 미국의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도 고용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상승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2.6에서 53.7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52.5로 예상했다.

미국 채권금리도 급등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8bp 오른 연 1.676%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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