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화상황지수(MCI·Monetary Condition Index)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지난 1991년 개발해 통화정책 운용 목표로 활용하고 있는 지수다. 개방경제 소국의 특성을 고려해 통화정책 여건을 판단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통화정책이 금리와 환율 경로를 통해 총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실질금리와 실질실효환율 변동을 가중 평균하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지수가 기준 시점보다 하락 추세를 보이면 통화상황이 완화적, 상승 추세를 보이면 긴축적이라 평가한다. 기준 시점 대비 실질금리(국고채 3년 금리-소비자물가상승률)가 내리거나,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통화환경이 완화 추세라는 의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9월 한국의 MCI는 4.2로, 지난 2016년 하반기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국내 MCI가 올해 9월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원화가 유로화 등에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데다 소비자물가상승에 실질금리가 내렸기 때문이다. 지수는 2015년 4월 이후 올해 9월까지 중기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지수 산출에 9월 데이터까지를 반영해 최근 원화 강세와 실질금리 변화를 담지 못했다는 점에서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과 미국, 일본은 2016년 하반기부터 MCI가 하락세를 보여 금융여건이 완화적임을 시사했다.

반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캐나다는 이에 따른 자국 통화 절상과 실질금리 상승 영향으로 MCI가 빠르게 상승했다.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인 한국도 통화상황이 이전보다 긴축 기조가 될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영국의 경우 금리 인상 시점이 11월이라 9월 데이터를 활용한 지수에는 상승세가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금리 인상 우려를 반영한 MCI 반등이 9월부터 확인됐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MCI는 빠르게 하락세를 보였다"며 "이런 점에서 올해 하반기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은 타당한 수순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부 노현우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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