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KTB투자증권의 긴급이사회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 사외이사인 임주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표면적 이유는 '긴급 경영현황 점검'을 위해서다.

권 회장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KTB투자증권의 신사업 진출에도 차질이 생기는 등 경영 환경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권 회장은 사적으로 해외여행을 가면서 회사 비용으로 경비를 처리하거나 미술품 구매 등 개인 목적 출장에 회삿돈 6억∼7억원을 사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KTB투자증권 여의도 본사와 도곡동 자택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권 회장과 이 부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긴급 이사회 개최의 핵심 배경이라 해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돼 권 회장,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부회장의 KTB투자증권 지분은 16.39%로, 권 회장(21.96%)과는 5.57%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검찰 수사 등으로 경영권에 위협을 느낀 권 회장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기 위해 이번 이사회를 개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KTB투자증권 이사회는 상근인 권 회장, 이 부회장, 최 사장 외에 비상근 사외이사인 이훈규 법무법인 원 대표 변호사, 김용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임주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정기승 전 법무법인 원 고문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구성은 권 회장에 다소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이날 긴급 이사회 소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 등도 열려 있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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