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유한킴벌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생리대 가격 폭리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일부 제품에 대한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유한킴벌리가 지난 2013년 대대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후 이번에 일부 제품에 대해 보여주기식 가격 인하에 나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내년 1월 1일부터 '좋은느낌 좋은순면', '좋은느낌 오가닉 순면커버 패드 생리대' 공급기준가를 각각 6%, 11% 인하(사진)할 예정이다.

유한킴벌리는 이번 조치로 프리미엄 라인의 가격 부담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유한킴벌리는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생리대 가격 인상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왔다.

지난 2013년 5월에는 '화이트 시크릿와&롱뉴슬일소32' 제품을 패드당 가격을 59% 인상하는 등 대부분의 제품 가격을 크게 올렸다. 당시 인기품목을 중심으로 생리대제품의 가격을 20% 이상 크게 인상한 것이다.

지난해 5월에도 유한킴벌리는 일부 제품의 가격을 20%가량 인상하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유한킴벌리의 이번 가격인하 조치에 대해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나아가 그동안의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에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가격 인상시에는 최대 60%까지 올렸다가 인하시에는 보여주기식 찔끔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의 개당 평균가격은 331원으로 유럽 주요국보다 2배 이상 비싸고 일본이나 미국보다도 상당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7년간 생리대 가격은 전체 소비자물가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공정위는 지난 9월 유한킴벌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현장조사를 통해 공정위는 가격남용 여부를 확인하고 출고가와 제조원가 변동 등 가격 관련 자료와 유통구조에 대해 면밀히 살폈다.

공정위는 생리대 시장의 53%를 점유하고 있는 유한킴벌리가 전체 생리대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어 향후 조사결과 발표가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유한킴벌리의 가격 인하는 그동안 인상 폭에 비하면 굉장히 미약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공정위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인하 시늉만 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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