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7년이 저물고 2018년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특히 얼마 전 발표된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5%, 전년동기대비 3.8%를 기록함에 따라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짐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가 아직 한 달여가 남기는 했지만, 올해 성장률은 3.1%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회복세에는 수출이 한몫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 전분기대비 -2.9%를 기록했던 수출은 3분기에는 전분기대비 6.1% 증가로 돌아서면서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 3분기 기록한 최종소비는 전분기대비 1.2% 증가했는데, 이는 정부소비가 2.3% 증가한 데에 따라 민간소비증가율 0.8%의 효과를 상쇄하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우리 경제는 소비와 수출이 성장을 견인하면서 경제성장률이 2.8%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성장률이 3.1% 정도 될 것으로 보이는 데 이를 고려하면 내년 성장률은 올해 대비 약간 하락한 수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소비와 수출은 양호하지만 투자는 매우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데에서 나오는 결과이다. 그러면 한 부문씩 살펴보기로 하자.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3.8%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예측치가 3.7%인 점을 생각하면 올해 대비 약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는 선진국이 세계 경제의 반등을 이끌었다면 2018년에는 신흥국의 성장세가 더 커질 전망이다. 선진국 성장률은 올해 2.2%에서 내년도 2.0%로 줄어드는 반면 신흥국 성장률은 올해 4.6%에서 내년도 4.9%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우리에게 반가운 것은 세계교역규모의 회복세이다. 세계 교역규모 증가율은 1985년부터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까지 평균적으로 세계경제성장률의 2배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그런데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4년여가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교역규모증가율은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낮았다. 2012년 1.0%, 2014년에는 전년 대비 0.4%를 기록해 많은 우려를 자아냈고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됐다. 그런데 이러한 교역증가율이 2016년 2.4%를 기록한 후 2017년 4.2%로 증가했고 내년도의 경우 증가율이 4.0%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충분하지는 않고 올해 대비 약간 줄어든 수치이기는 하지만 일단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회복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안도를 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연구원은 올해 2.9% 정도로 보이는 수출증가율이 내년도에는 3.1%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증가율은 올해 7.6%, 내년 2.7%로 예상되어서 경상수지는 올해와 비슷한 789억 달러 흑자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 증가세가 여전한 점이 우리 경제에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부문도 회복세가 예상된다. 최종소비지출이 2.8%에서 3.5%로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민간소비는 2.4%에서 2.6%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소비가 소비부문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통해 임금이 늘어나고 복지지출을 통한 이전소득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소비의 증가세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되는 부문은 투자부문이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건설투자가 문제이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전년 대비 20% 줄였다. 또한,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와 건설착공, 주택매매 모두 추세선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올해 7.8% 증가율을 기록하여 경제 성장을 견인한 바 있는데 내년도 증가율은 -0.9%로 예상된다. 투자수준 자체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다. 설비투자도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올해 증가율이 13.4% 정도로 예측되는데 내년 증가율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증가하기는 하지만 증가속도가 현저히 둔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건설과 설비 두 부문이 모두 부진하다 보니 총 고정자본형성 부문 증가율은 1.0%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증가율이 8.4% 정도임을 고려하면 증가율 하락세가 두드러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1.5%로 인상하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의 종결을 선언했다. 금리 인상 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겠지만 일단 유동성 증가속도가 줄어드는 등 긴축적 정책이 예고된다. 또한, 정부가 얼마 전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을 보면 내년도부터 가계대출 분야에 신 DTI 지표 등을 새로이 적용하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이제 부동산 부문으로의 유동성 유입에 제동이 걸리면서 부동산 경기가 매우 부진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보면 내년도 부동산 부문은 매우 부진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통화정책의 전반적 긴축기조 속에 유동성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축소된다. SOC 투자가 재정정책 차원에서 급격히 줄어들면서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나아가 미시적인 부채대책도 부동산 부문으로의 유동성 유입을 줄이는 쪽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금융통화정책 재정정책 미시적 정책 모두 부동산 부문의 긴축적 분위기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 부문이 가진 경제 내에서의 비중이다. 가계자산의 70% 정도가 부동산이라는 점, 부동산 가격 하락이 발생하는 경우 기존부채 상환능력이 현저히 감소하면서 대출의 부실화가 가능하다는 점, 부동산 부문의 고용창출 효과가 상당하다는 점 등을 생각해야 한다. 미시적으로 부동산 부문에 대한 부양책 내지 완화적 정책도 일부 시행하도록 하는 경우 경제 운용에서 보다 탄력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우리 경제도 큰 그림으로는 순항할 것으로 보이지만 가계부채 부동산 자영업 등의 뇌관이 해결되지 못한 채 잠재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위기관리정책도 잘 시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에 우리 경제가 지속적 회복세를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 前 한국금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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