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올해 회사채시장에서 상대적인 고금리를 메리트로 강세를 보였던 A급 회사채가 금리 불확실성 완화 등으로 내년에도 인기를 끌 것으로 추정됐다.

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A0'등급 회사채(무보증 3년만기)의 동일만기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지난 1일 기준 124.3bp로, 지난해 말 139.8bp 대비 15bp 이상 축소됐다.

이보다 한 등급 아래인 'A-'의 신용스프레드도 같은 기간 174.7bp에서 163.3bp로 11bp가량 큰 폭 줄었다.

이는 다른 신용등급에서 스프레드가 확대되거나 보합세에 머문 것과 다른다.

최우량 신용등급인 'AAA'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작년 말 27.3bp에서 이달 초 32.9bp로 5bp가량 확대됐다. 같은 기간 우량 등급에 속하는 'AA0'의 경우 42bp에서 42.9bp로, 'AA-'의 경우에도 46.1bp에서 47.9bp로 스프레드가 벌어졌다.

또 A등급보다 아래인 'BBB' 회사채 스프레드도 529bp에서 529.3bp로 확대됐다.

우량물의 마지노선에 해당하는 A급물은 경기가 불안하면 신용도 하락 등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진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개별 기업들의 신용위험도 또한 완화될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태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2년 웅진 사태 이후 5년간 A급 신용스프레드는 확대 양상을 보여왔지만 올해 2분기 이후부터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확 축소됐다"며 "경기 회복세에 접어들고 기업 펀더멘털이 전체적으로 조금씩 개선되면서 신용등급이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불확실성 요인이 다소 줄어든 점도 회사채시장을 안정시켰다. 앞서 'A'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지난 10월 말 기준금리 인상 관련 소수의견이 제기되면서 급격하게 확대되는 양상을 띠었다. 채권시장은 이를 선반영해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관들의 손절매가 이어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10월 국고채금리가 많이 흔들리면서 보유하고 있던 채권에서 손해를 보던 기관투자자들이 손절물량을 내놓는 분위기가 확산해 국고채금리가 10월에 많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직후에는 국고채가 안정세를 되찾고, 회사채에 대한 캐리수요가 유입되면서 11월 중순에는 신용스프레드도 소폭 축소됐다.

이렇다 보니 A급 회사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내년에도 유효하다는 평가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완만한 금리인상 기조가 시사되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가 줄면서 향후 크레디트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도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연초 크레디트 스프레드 축소현상이 내년에도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금리인상 사이클이 기사화되면서 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진 만큼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고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에 몰릴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여기에 초대형 IB 발행어음 개시에 따라 고금리 회사채 수요기반이 확산될 수 있는 점도 A등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에서 지급해야 하는 금리가 2%대인데 마진을 감안하면 발행금리는 3% 후반은 돼야 할 것"이라며 "짧은 만기와 금리 조건을 모두 맞출 수 있는 건 A급물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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