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지난 1년 사이 LG전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달라졌다. 조성진 부회장 1인 최고경영자(CEO) 체제가 출범한 1년 동안 주가는 두 배 수준으로 뛰었고, 실적도 급증해 역대급 실적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일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것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매출은 60조5천15억원, 영업이익은 2조5천429억원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사상 최고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 2조6천807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일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2조1천17억원이었으며 4분기에는 4천억~5천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지난 2016년과 비교해 매출은 9.3% 늘어나는 것이며, 영업이익은 90.1% 급증하는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만 비교하면 작년 2.4%에서 올해 4.2%로 높아지는 셈이다.

특히 TV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1%에서 올해는 8.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올해 내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고려하면 올해 가전과 TV 사업에서만 연간 3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나오는 셈이다.

유진투자증권은 "LG전자는 프리미엄 강화 전략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과거 추세를 이탈하는 의미있는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와 글로벌 가전시장 지배력 강화, 라이프스타일 가전(무선청소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의 적극적 출시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의 이런 실적은 물론 지난 1년간 이뤄낸 것이라기보다 이전 수년 동안 체질개선과 장기적인 전략 수립을 통해 달성한 것이다.

그러나 MC사업본부에 발목이 잡혀 투자자들로부터 푸대접을 받아온 LG전자로서는 조성진 체제 출범 이후 MC사업본부의 흑자전환 없이 투자자들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LG전자의 주가는 조성진 부회장 원톱 체제가 시작된 이후 두 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인사가 발표된 지난해 12월 1일 LG전자의 주가는 4만4천700원이었으나 지난 주말 마감가 기준 9만3천500원으로 상승했다. 무려 110% 급등한 것이다.

MC사업본부의 적자가 과거보다 축소되기는 했지만, 사업부 턴어라운드에 필요한 외형 확대에 큰 소득이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주가는 매우 가파르게 올랐다.

주가 저평가의 원흉이었던 MC사업본부의 적자를 조성진 효과가 상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투자심리의 바로미터가 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율 역시 22%에서 33%로 10%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LG전자의 실적은 올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은 64조, 영업이익은 3조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조성진 체제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내년에는 MC사업본부의 적자가 크게 줄어들고,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에서 이익이 나올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B2B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계속해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업본부가 4개에서 5개로 늘어나면서 새로운 조직을 안착시키고 시너지를 낼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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