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미국 상원의 세제개편안 통과 훈풍에도 차익 실현 매도에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만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상원 세제개편안 통과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강화로 내렸다.

달러화는 미국 상원의 세제개편안 통과에 따른 다우지수 사상 최고치를 따라 올랐다.

뉴욕 유가는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연장 훈풍이 식으면서 내렸다.

미 상원은 지난 2일 새벽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법인세율을 35%에서 20%로 대폭 인하하는 등의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안을 가결했다.

세제안은 미 경제 성장률을 높이고 물가 기대를 키울 잠재력이 있지만, 예상대로 경기가 부양되지 않으면 재정적자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다만 상하원이 각각 통과시킨 세제안 내용이 달라 향후 절충이 이뤄져야 하며 합의안이 상하원 모두에서 인준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게 된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설문에 따르면 세제안이 실행돼도 美 성장이 0.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지난 9월 조사 때보다 감소한 것이다.

반면 응답자의 46%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실패가 美 경제에 충격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조사 때의 이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NABE 조사는 지난달 6~15일 5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러시아 스캔들'은 시장의 우려로 작용했다.

지난주 ABC 방송은 마이클 플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를 접촉하라는 지시를 직접 받았다는 증언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해 뉴욕증시와 달러 가치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ABC는 지시의 주체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인수위 고위관계자'라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지자, 12시간 지나서 이를 수정했다.

이번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된 플린 전 보좌관은 로버트 뮬러 특검이 기소한 상태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지난 10월 미국의 공장재수주 실적이 예상보다 덜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10월 공장재수주 실적(계절 조정치)이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두 달은 증가세가 기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치는 0.3% 감소였다.

수주 감소는 주로 여객기와 자동차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뉴욕시의 기업 환경이 4개월래 최고치를 보였다.

공급관리협회(ISM)-뉴욕에 따르면 11월 뉴욕시의 비즈니스 여건지수는 전월 51.6에서 58.1로 올랐다. 지난해 말 이후 첫 연속 증가세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미국 상원의 세제개편안 통과 훈풍에도 차익 실현 매도에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만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58.46포인트(0.24%) 오른 24,290.0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8포인트(0.11%) 내린 2,639.4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2.22포인트(1.05%) 낮은 6,775.3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일제히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다우만 상승 폭을 유지했다.

다우 지수는 한때 오름폭이 300포인트에 달하기도 했다.

세제안 통과로 증시는 올랐지만, 안전 자산인 국채와 금값은 하락했다.

시장은 세제안 통과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상황, 기술주 추이를 주목했다.

라자드 자산운용사의 로널드 템플 헤드는 상원 통과 전에 세제안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이미 50~70% 정도 시장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템플은 "분명 세제안은 기업 이익 증가율을 실제로 변화시킬 것 같다"며 "다만 미 경제의 성장 경로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루홀드 그룹의 짐 폴센 수석 투자 전략가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세제 개혁 확정 뉴스가 나오면 즉각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센은 지난주에도 "세제 개혁안 채택 효과가 이내 가라앉을 것"이라면서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효과가 기대만큼)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살 구타리에리 선임 경제학자는 "상원 세제안 통과는 30년 만에 미국 세제를 크게 개혁하는 것이다"라며 "최종 통과는 내년 초에 이뤄질 것 같지만, 지금 전망은 더 밝아졌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항공기 생산업체 보잉이 2.4%, 월트 디즈니가 4.7% 올라, 다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디즈니가 21세기 폭스의 영화 스튜디오, TV 프로덕션 사업부 등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통신주가 1.6%, 금융주가 1.5% 올라, 장중 S&P 500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은행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가 장중에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산업, 소재, 임의 소비재 ETF들도 각각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골드만삭스 주가가 0.7%, JP모건이 2.06% 상승했다.

반면 기술주가 1.9%, 부동산이 1.3% 내리면서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미 IT 4인방인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약세는 나스닥 지수에 부담을 줬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2%와 2.4% 내렸고, 넷플릭스도 1.5% 하락했다.

미국 대형 약국 체인인 CVS 헬스가 대형 건강보험회사 애트나를 690억 달러(약 75조 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으로, 애트나 주가가 올랐다가 1.4% 내렸다.

뉴욕 분석가들은 일부 투자자가 뉴욕 외에 다른 지역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이는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로 다른 저평가 투자처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0.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62% 오른 11.7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상원 세제개편안 통과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강화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오른 2.379%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2bp 상승한 1.810%에서 움직였다. 지난 10월 25일 이후 가장 큰 폭이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높은 2.771%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법인세율 대폭 인하 덕분에 기업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로 사상 최고치로 오른 뉴욕증시와 지표 호조에 하락 출발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즈의 도널드 엘렌버거 헤드는 상원 세제안 통과는 최종 입법화의 가능성을 높였다며 이는 위험자산에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엘렌버거 헤드는 주가 움직임과 차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시장 금리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국채가는 세제안 표결 기대로 하락했다가 '러시아 스캔들' 보도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수직 반등했다.

미 상원은 지난 2일 새벽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법인세율 대폭 인하 등 대규모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안을 가결했다.

세제안 통과는 미 국채 약세 요인이다. 세제안이 앞으로 대규모 재정적자 확대를 초래하면 미 국채 발행을 많이 늘어나게 할 수 있으며 성장률을 높이면 물가 상승 기대도 키울 수 있다.

다만 상하원이 각각 통과시킨 세제안 내용이 달라 향후 합의안이 나와야 하며 합의안이 상하원 모두에서 인준된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게 된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살 구타리에리 선임 경제학자는 "상원 세제안 통과는 30년 만에 세제를 크게 개혁하는 것이다"라며 "최종 통과는 내년 초에 이뤄질 것 같지만 지금 전망은 더 밝아졌다"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중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만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경제학자들과 전략가들은 세제안이 실제 미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과 러시아 스캔들의 영향력에 대해서 주목했다.

전략가들은 특히 뮬러 특검이 새로운 사안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국채가 하락을 제한할 것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미국 상원의 세제개편안 통과에 따른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를 따라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51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10엔보다 0.41엔(0.36%)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85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90달러보다 0.0035달러(0.29%)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3.38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3.30엔보다 0.08엔(0.05%) 낮아졌다.

달러화는 지난 주말 세제안이 통과되면서 엔화와 유로화에 올랐다.

외환 전략가들은 세제안 통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우려를 잠시 잠재웠다며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기업 이익 개선 호재에 일제히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ADS 증권의 콘스탄티노스 앤티스 분석가는 "앞으로 며칠 동안 투자자들이 세제안 진전을 즐길지,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을 우려할지를 보여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ACLS의 마샬 글리터 수석 전략가는 "미 특검의 새로운 조사가 나오기 전까지 적어도 며칠은 세제안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라며 "미 달러화는 그동안 저공 비행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디트는 미국에 많은 정치 불확실성이 있는 것을 볼 때, 유로화가 달러화에 1.18달러로 떨어지면 매수할 것을 추천했다.

은행은 지난주 상원을 통과한 공화당 세제안은 미 성장률을 근본적이며, 지속적으로 부양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또 "'러시아 스캔들' 관련 보도가 오보로 밝혀졌지만, 이는 달러에 좋은 재료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달러화는 '러시아 스캔들'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고조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세제안은 미 경제 성장률을 높이고 물가 기대를 키울 잠재력이 있지만, 예상대로 경기가 부양되지 않으면 재정적자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러시아 스캔들'은 오보 소동은 미국 자산에 우려 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협상 기대에 달러화에 급등락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한때 1.35381달러까지 올랐다가 전장보다 0.05% 오른 1.34650달러에 마쳤다.

이날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협상과 관련, 영국의 탈퇴 조건을 주로 다룬 1단계 협상에서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상당 정도 좁히며 합의에 근접했으나 완전타결에는 실패했다.

양측은 금주 내에 다시 만나 쟁점을 계속 협의하기로 해 1단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CIBC의 제러미 스트레치 전략가는 "다양한 브렉시트 관계자로부터 발언이 나오고 있는데 상황이 나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글리터 전략가는 "영국 총리와 EU 위원장과의 만남은 파운드화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브렉시트 협상 진전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동안 파운드화 강세를 반영하기 시작한 시장에 큰 좌절이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중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지수만 상승 폭을 유지하면서 엔화와 유로화에 오름폭을 낮췄다.

경제학자들과 전략가들은 세제안이 실제 미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해서 평가했다.

커먼웰쓰 포린 익스체인지는 "세제안 입법화 절차가 지연될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거나, 최종안 내용이 희석된다면 달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최근 원화 강세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한국 정부가 트럼프 美 행정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환시장 개입을 자제할 것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인식하는 모습이라고 WSJ이 보도했다.

뉴버그 버먼의 프라산트 싱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성장 호조와 금리 인상 기대감, 그리고 달러 약세가 원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소라면서, 그러나 핵심은 한국은행이 원화 개입을 주저하는 것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크레디 스위스 그룹의 싱가포르에 있는 루시츠 샤르마 아태 환거래 책임자는 헤지펀드 등은 한국 당국이 이처럼 환시장 개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 원화 강세 지속에 계속 베팅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연장 훈풍이 식으면서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9센트(1.5%) 내린 57.4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감산 합의에 따른 긍정 효과가 이틀로 끝나면서 하락했다.

지난주 OPEC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은 현재 하루 180만 배럴 줄이기로 한 감산 합의를 내년 말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또 지난주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 수가 증가한 것도 유가에 부담됐다.

베이커휴즈는 주간 미국의 원유채굴 장비 수가 2개 증가한 749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주에는 9개 증가했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채굴 장비 수는 6개 늘어난 929개를 기록했다.

휴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상품 분석가는 "베이커휴즈 지표는 다시 미국에서 채굴 장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허버트 J 심스앤드코의 도널드 모튼 선임 부대표는 "주말 동안 어떤 강세 요인도 나타나지 않은 것이 다시 약세론자들이 시장을 움직이게 했다"며 "거래자들은 이번 주 나올 미국 원유 재고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튼은 단기 알고리즘 투자에 의존하는 거래자들은 매도를 강화하면서 매수 포지션을 거의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가 분석가는 "갑작스러운 공급 상황 변화가 없고, 감산 합의가 굳건하게 지켜진다고 본다면 유가는 앞으로 몇 달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며 "지정학적 변수를 제외하면 55~65달러가 앞으로 6개월 동안 합리적인 변동 폭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아직 유가 시장이 급격한 매도세 등장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했다. 지난 9월 이후 유가는 세계 거시경제 호전,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 감산 연장 기대 등에 기대에 약 20% 상승했다.

호주 투자은행 매쿼리는 "OPEC 감산 연장, 타이트한 재고, 건강한 세계 원유 수요는 유가를 현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며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가격을 더 올릴만한 재료가 부족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 상원의 세제개편안 통과로 탄력을 얻은 달러화 강세가 지속할 경우 유가는 더 하락 압력에 시달릴 수 있다.

유가는 가격을 표시하는 달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비싸 보여, 수요가 준다.

이날 뉴욕 증시가 세제안 훈풍에 사상 최고치로 오르면서 달러 가치가 올랐다.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4% 오른 93.23에 움직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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