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 이사장이 새로 오면서 연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선임 기대를 키웠지만, 올해를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기금이사추천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아 CIO가 연내 선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인선 기간이 길어질수록 추측과 혼선이 많아질 수 있어, 시장에서는 빠른 선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늦어지는 CIO 인선…'다크호스' 급부상 경우 많아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CIO 인선을 준비하고 있으나 여전히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꾸리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 신임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시장에서는 일사천리로 CIO 인선이 진행될 것으로 봤으나, 예상보다 선임이 늦어지는데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기금이사추천위원회가 CIO 후보자의 서류·면접심사를 하고 후보자를 이사장에게 추천하면, 이사장은 추천 안과 계약서 안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후 복지부 장관이 승인하면 이사장이 CIO를 임명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7월 강면욱 전 국민연금 CIO 사퇴 이후 비상운영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CIO는 지금까지 금융시장 전문가가 담당했기 때문에 검증 절차가 복잡해, 통상적으로 선임에 걸리는 소요 기간이 이사장보다 길었다. 이대로라면 내년 설 연휴 이후까지 CIO 공백이 이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CIO 자리에 예상 밖의 인물이 온 적이 많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갑자기 CIO 유력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봤다.

강면욱 전 CIO는 지난해 초 CIO에 선임되기 전 슈로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마케팅 전문가로 시장에서 평가받았다.

메리츠자산운용 사장과 고문 역할을 맡은 뒤에는 한동안 야인이었으나, 7대 CIO 인선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CIO 자리에 올랐다.

6대 홍완선 전 CIO는 하나은행 지점장, 자금운용팀장, 신탁사업본부장, 법인영업담당 부행장보를 거친 대표적인 '은행맨'이었다.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을 맡고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 총괄부행장을 역임한 후, 공백기를 거친 뒤 국민연금 CIO에 선임됐다.

5대 이찬우 전 CIO는 공적 연기금과 대형 기금 운용 경험을 하고 CIO 자리에 왔다. 이찬우 전 CIO는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대우경제연구원에서 근무했고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을 거쳤다.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 신협중앙회 신용·공제사업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국민연금 CIO로 임명됐다. 이찬우 전 CIO는 2년 임기를 마치고 성과를 인정받아 1년을 연임했다.

4대 김선정 전 CIO는 삼성생명에 입사해 삼성증권 주식팀장, 삼성화재 증권팀장과 투자운용팀장 등을 거쳤고, 이후 H&B투자법인 대표, 사턴(Saturn)투자자문 고문 등을 맡은 뒤 국민연금 CIO가 됐다.

3대 오성근 전 CIO는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영국현지법인 대표, 운용총괄 전무이사 등을 거친 후 동부투자신탁 운용 사장을 맡은 뒤 CIO로 선임됐다.

2대 조국준 전 CIO는 외환은행과 한신증권(현 한국투자증권), 한미은행(현 한국씨티은행) 자금운용실장 등을 거쳤고, 김선영 초대 CIO는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과 동양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8대 국민연금 CIO는 누가 될까

이번 8대 CIO에는 이동익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민간투자국장과 구재상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대표, 기금본부 출신으로는 김희석 NH농협생명 부사장, 한동주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등이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지만, 제3의 인물이 과거처럼 갑자기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월스트리트 출신이 국민연금 CIO로 온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존 김 뉴욕라이프 사장 등을 거론하고 있다.

존 김 사장은 2014년 미국 최대 생명보험사인 뉴욕라이프 사장에 임명됐다. 그는 7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한인 1.5세로 월가 한국계 금융인 모임인 한인금융인협회(KFS)를 이끌며 한인의 월가 진출을 전폭적 지원하는 멘토다.

연기금 관계자는 "지금까지 의외의 인물이 연기금 CIO로 온 적이 많아 누가 CIO가 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며 "CIO 공백이 길수록 국민연금 정상화 과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빠른 CIO 선임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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