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저금리 기조에 여유 자금이 쏠리면서 공제회가 금융시장의 '큰 손'으로 올해 급부상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의 대형 공제회만 시장에서 주목받았으나, 공제회 총 자금 규모가 70조 원에 육박하면서 자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공제회, 금융시장 '큰 손' 등극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경찰공제회, 노란우산공제 등 주요 6개 공제회의 올해 말 총 자산은 약 66조 원으로, 3년 만에 약 18조 원 가량 증가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지방재정공제회 등 중소 공제회 등을 합하면 공제회의 올해 말 총 자금 규모는 7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교직원공제회의 자산은 2014년 말 약 24조8천억 원이었으나 현재는 31조 원을 돌파했으며, 행정공제회는 2014년 말 7조3천억 원 가량이었으나 올해 10조 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근래 공제회의 성장이 두드러진 이유 중 하나로 저금리 기조를 꼽는다. 공제회는 회원들의 적립금을 받아 금융자산에 투자하는데, 저금리로 개인들이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자산이 적다 보니 공제회에 자금이 쏠리는 것이다.

공제회는 회원들에게 연 지급률만큼의 이자를 돌려주는데, 통상적인 공제회의 지급률은 은행의 정기예금·적금 수준을 뛰어넘는다. 행정공제회와 군인공제회의 지급률은 각각 3.4%, 3.26%로, 은행의 정기 예·적금 이율이 2%대인 상황에서 공제회 투자 매력이 커졌다.

대체투자가 금융투자시장에서 대세가 된 것도 공제회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들은 포트폴리오의 절반가량이 채권이지만, 공제회는 부동산·인프라·기업투자 등 대체 자산이 포트폴리오의 상당수를 구성해 대체투자 시장 확장의 수혜를 그대로 입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올해 2월 전주로 이전한 이후 자산운용사들이 우량 대체투자 물건을 국민연금보다 공제회에 먼저 들고 가는 등 공제회의 위상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노란우산공제·과학기술인공제회, '다크호스'로 급부상

올해 금융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공제회는 노란우산공제와 과학기술인공제회다.

노란우산공제는 3년 전 자산이 약 2조6천억 원이었으나, 올해 말에는 7조 원으로 3년 만에 2.5배가량 늘어난다.

노란우산공제는 소기업·소상공인 등 가입자가 공제부금을 납부하면 추후 폐업이나 사망 시 돈을 돌려받게 되는 제도로, 법에 따라 채권자의 압류가 금지돼 자영업자들로부터 인기몰이하고 있다.

국내 경기가 회복세에 있어 자영업자들의 릴레이 폐업과 같은 일도 일어나지 않아, 저금리에 갈 곳 없는 여유 자금이 노란우산공제로 몰리고 있다.

과학기술인공제회의 경우 2014년 말 자산은 약 2조8천억 원이었으나 올해 말에는 5조1천억 원으로 거의 두 배로 불어난다.

과학기술인공제회의 높은 지급률이 급속한 자산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과학기술인공제회 적립형 공제사업에 투자하면 연 복리로 3.8%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데, 이는 주요 공제회 중 최고 수준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예측하는 최대 회원 수는 60만 명가량으로, 아직 회원 수가 잠재가입자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성장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공제회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빠르게 성장한 공제회로 노란우산공제와 과학기술인공제회를 꼽는다"며 "관련 공제회의 잠재가입자 수가 많으므로 앞으로도 추가 성장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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