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신라젠 주가가 6개월 사이 10배 넘게 뛰면서 공매도 대기 수요가 급증했다. 대차 물량이 부족해진 가운데 수수료를 더 내서라도 주식을 빌리겠다는 기관까지 등장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의 대차잔고는 지난달 20일 720만주까지 내렸다가 지난 1일 기준 970만주까지 급증했다.

상장주 비중으로는 10%대에서 14.24%로 불었다.

대차잔고 수량은 일반적으로 공매도 수요로 해석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비싼 가격에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내리면 싼 가격에 사서 갚아 그 차익을 노리는 기법이다.

신라젠 대차잔고가 늘어나는 이유는 먼저 주가가 과열된 양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주가는 6월 초 1만2천원대에서 지난달 13만1천원까지 치솟았다. 전일 종가는 10만8천200원으로 마감됐다.

9월에만 79.16%, 10월과 11월에는 각각 51.01%, 63.70% 뛰었다.

최근에는 신라젠의 보호예수가 풀린다는 점이 공매도 투심을 자극했다.

오는 6일에는 신라젠 주식 852만9천78주의 보호예수가 끝난다. 지분율로는 12.5%다.

보호예수가 풀리면 주식시장에서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난다. 이에 주가도 일정 수준 희석되는 게 일반적이다.

A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신라젠의 보호예수가 풀리면 주가가 내릴 것이란 예상에 대차 물량을 구하는 롱숏 펀드 매니저들이 많다"며 "잡음이 너무 많은 종목이라 아예 손을 안 대는 기관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 공매도가 예상되다 보니 아예 주식을 빌리는 대차 서비스의 수수료율을 높이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있다. 예컨대 연리를 2%로 받았다면 수요 급증에 이를 4~5%씩 높인다는 얘기다.

원래 주식을 빌리는 가격은 전일 종가, PBS가 받는 수수료는 여기에 수수료율을 일정 수준 반영해 적용된다.

수수료율을 높이다 보니 종가가 얼마가 됐든 이전 대비 PBS가 받게 되는 수익은 늘어나는 셈이다.

B 증권사 PBS 관계자는 "신라젠의 수수료율을 올려도 대차 주식을 구하려는 기관들도 나타나고 있다"며 "그렇게 해도 대차 물량을 좀처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매도를 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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