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면세업계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호텔신라가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바탕으로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호텔신라는 면세점 업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화장품·향수 카테고리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게 되면서 앞으로 실적 개선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4월 홍콩 첵랍콕공항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사업권을 연이어 획득하면서 세계 최초로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면세사업자가 됐다.

이미 지난 2014년부터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독점 운영하는 가운데 새로운 매장이 추가되면서 호텔신라의 협상 경쟁력은 경쟁사들과 격차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함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특정 카테고리를 하나의 사업자에 집중시키면 규모의 경제와 가격 효율성, 상대 협상능력 강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호텔신라의 화장품·향수부문 협상 능력은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한 해 동안 인터넷면세점에서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신라인터넷면세점의 국내몰과 중국몰의 판매 데이터를 각각 분석한 결과, 화장품이 가장 많이 팔린 제품군이었다.

국내몰은 인기상품 100개 중, 단 3개를 제외하고 모두 화장품이 순위에 올랐고 중국몰은 100대 인기품목이 모두 화장품으로 인터넷면세점에서는 화장품을 가장 많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몰의 경우 100위에 포함된 인기상품 중 수입화장품이 79개, 국산화장품이 18개로 내국인은 수입화장품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준 판매량 상위 10위 제품에는 디올, 키엘, 로레알, 이브 생로랑 등 수입브랜드 제품이 8개를 차지했으며 국내 브랜드로는 빌리프와 이니스프리 제품이 포함됐다.

중국몰의 경우 국내 상표 제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K-코스메틱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제품 순위에서도 이니스프리, 바닐라코, 설화수 등 국내브랜드 제품이 절반을 차지하고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국내브랜드 제품이 순위에 올랐다.

화장품 카테고리의 경쟁력 강화가 장기적인 실적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지만 단기적인 실적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새롭게 문을 열게 된 공항점은 초기 정상화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울 수밖에 밖에 없고, 사드 사태 이후 중간도 매상들의 비중이 급증하면서 비용 부담 탓에 단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211억2천7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99억8천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2%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군"이라며 "직매입을 하는 면세 사업 구조상 바잉파워가 높아질수록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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