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연말이 다가오며 주요 자산운용사의 본부장 등 시니어급 펀드매니저의 이동이 줄을 잇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별 매니저가 펀드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보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운용역 교체는 여전히 성과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G2이노베이터펀드, 마에스트로글로벌이머징펀드 등의 책임 운용역을 일제히 교체했다.

박경륜 글로벌투자부문 본부장이 글로벌경영부문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이승환 이사대우가 맡게 됐다.

흥국자산운용도 장현진 주식운용 본부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달 말을 끝으로 퇴사함에 따라,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멀티플레이30공모주펀드 등의 운용역이 바뀌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경우, 창립 멤버인 김동영 자산운용2본부장이 회사를 떠나며 일부 펀드의 책임 운용역이 교체됐다. 김 본부장이 사의를 밝힌 것은 지난달 초였으나, 그가 맡던 퇴직연금, 개인연금 펀드의 담당자는 이달 초 변경됐다.

연말에는 연례 평가와 연봉협상을 앞두고 금융투자업계 주요 임원들의 이동이 많은 시기다. 올해에도 예외 없이 시니어급 펀드매니저들의 이동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11월 이후 운용 인력 변경도 잦았다.

지난달 초부터 전일까지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공시한 투자운용 인력 변경 건수는 총 3천500여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2천800여건,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두 달간 1천900여건이었던 것과 비교해 많은 수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펀드매니저 교체는 경기나 성과 등 다양한 이유에서 이뤄진다"며 "일부는 성과 부진으로 교체됐지만, 올해 증시 흐름이 좋았고 주요 펀드의 성과도 나쁘지 않아 수탁고나 펀드 수 증가로 인한 교체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펀드 운용은 개인의 역량보다는 팀제로 운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갑작스러운 펀드매니저의 변경 등으로 인한 충격도 전보다 크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운용사마다 차이는 있으나 대개 포트폴리오 결정 시, 자체 투자위원회 등에서 모델 포트폴리오를 짜고 이를 따르는 형식이고 개별 매니저의 역할은 20~30% 내외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한 운용사 관계자는 "개인의 재량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운용역 교체는 펀드 성과에 부정적이다"며 "매니저가 교체될 경우 자신의 운용철학이나 전략에 따라 인위적인 포트폴리오 변경이 따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신이 모르는 종목보다는 잘 아는 종목을 편입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며, 운용역 변경 초기에 매매회전율이 높아지면서 거래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중간에 매니저가 교체되면 성과가 저조하더라도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며 "운용역의 교체 여부나 빈도 등은 운용 스타일만큼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척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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