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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원 칼럼> '슈퍼갑' 미국의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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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12.06  09: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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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발 통상압력 파고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 무역위원회(ITC)는 최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모듈 제품이 미국 회사인 넷리스트의 특허권을 침해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반도체 패키징시스템 업체 테세라 테크놀로지도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침해 제소에 나선 바 있다. 세탁기에 이어 우리의 대표적인 수출제품인 반도체까지 통상압력의 대상에 올라간 것이다. '슈퍼갑' 미국의 전방위 공세에도 우리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끊임없이 우리 기업들을 상대로 압박의 수위를 높여왔다. 철강에 이어 자동차, IT·전자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모두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이익을 내는 산업이다. 자동차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개정 협상을 불러올 정도로 미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업종이고, 철강은 통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업종이다. 특히 철강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인 불공정 무역 분야로 직접 거론할 정도로 예민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미국이 우리의 대표적 산업이자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반도체를 통상의 타깃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과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크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호황을 타고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 행진을 기록하게 되자 미국이 태클을 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D램 사업에서 무려 6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56%에 달한다. 한국 반도체 사업에 대한 지적은 어찌 보면 주변의 시샘과 질시를 받을 수밖에 없는 '1등의 숙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애플이 아이폰을 많이 팔수록 그 안에 들어가는 한국산 부품들은 자동으로 매출과 이익이 확대된다.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X에는 삼성이 만든 모바일 D램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다양한 부품이 들어간다. IT·전자 분야에서 우리의 대미 무역흑자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통상압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전자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이익을 내는 모든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행동은 개별 통상분쟁에서 이기겠다는 뜻보다는 한미 FTA 재개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큰 그림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선거 공약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의 임기를 감안할 때 미국의 통상 파고는 상당한 시일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는 이미 트럼프 방한 때 '한국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트럼프의 일방적 발표를 지켜본 바 있다. 협상에서 우월적 지위를 잘 활용하는 트럼프에겐 아직 3년 이상의 임기가 남아 있다. 이 기간 동안 미국 무역 당국은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의 산업에 불공정 이슈를 들이밀며 꼼꼼하게 따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엔 큰 장애물이 생긴 셈이다. 우리의 대응책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최근 수출증대를 발판으로 경제성장률 호조와 국민소득 증가의 혜택을 본 우리 경제에 주름살이 깊게 패이지 않을까 우려된다. (산업증권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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