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현대산업개발의 실적 개선과 신용등급 상향으로 채권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이 먼저 웃고 있다. 금리 급락세에 차익실현으로 거래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는 모습이다.

22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장외시장 투자 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9)을 보면 현대산업이 발행한 회사채 '현대산업개발146'은 이달 들어 장외시장에서 총 6억6천100만원 거래됐다. 전월(2억1천700만원)보다 거래량이 세 배 이상 급증했다. 이전 3개월간 이 채권의 월평균 거래량은 3억8천800만원가량이었다.

개인이 차익실현에 나서며 거래를 주도했다.

이달 1일에 현대산업개발146을 5천100만원 순매도한 개인은 8일과 9일에 연달아 총 7천400만원을 정리했다. 6월 셋째 주에는 13일부터 사흘간 3억6천700만원어치를 팔았다. 이번 주도 20일부터 전일까지 1억원 이상의 매도가 나왔다.

이달 시작부터 현대산업은 신용등급 변화를 겪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A+'로 한 계단 올렸고 한국기업평가 등 다른 신평사들도 같은 등급으로 평정했다. 신용등급에 민감한 채권금리는 급락세를 시작했고 개인투자자들은 일부를 정리하며 이익을 챙겼다.

이 기간 현대산업개발146의 금리는 60bp(1bp=0.01%포인트)가량 떨어졌다. 미국 금리인상의 여파로 국고채 금리가 오른 동향과 대비됐다. 채권은 금리가 떨어질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주식투자자와 비교해도 채권투자자들이 먼저 웃었다.

지난달 말에 5만1천400원에 마감한 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전일에 4만7천원을 나타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와 지주사 전환 등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주가 상승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146은 현대산업개발이 가장 최근에 발행한 채권이다. 지난해 10월에 선보여 2019년 10월 말이 만기다. 이외 현대산업개발145와 현대산업개발141-2도 만기가 남은 채권이지만, 개인의 거래와 관심은 현대산업개발146으로 쏠려 있다.

개인은 현재 현대산업개발146을 총 333억원 보유했다. 발행 이후 작년 말까지 잔고를 크게 늘렸는데 당시 이 채권의 금리가 4%를 넘기기도 했다. 매수 시점에 따라서 현재 금리에서 수수료 등을 빼도 수익이 쏠쏠해지는 셈이다.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 개인의 차익실현이 더 나올 수 있지만, 가치하락보다는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건설업도 위험업종에 속하기도 했고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이 많아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침체한 측면이 있었다"며 "아파트 분양으로 현금흐름이 약 2~3년간 꾸준하다고 보면 채권 만기까지 현대산업개발의 유동성이 흔들리진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기업 펀더멘털이 견조하면 포트폴리오를 늘리려는 개인들 움직임도 활발해져 차익실현이 나와도 거래가 잘된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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