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 지역에서 발생한 이주 노동자(농민공) 강제 퇴거는 알리바바에게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농민공 퇴거는 알리바바 등의 회사에 아주 '심각한 문제'(serious issue)라며, 자칫하면 알리바바가 이와 같은 문제로 경쟁업체인 JD닷컴에 고객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과거 알리바바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성공을 이끈 것은 사실상 저임금으로 물품을 배달하던 수백만 명의 택배 배달원이라고 지적했다.

알리바바는 물품 배송에 필요한 물류·택배 사업부문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외부의 물류회사와 계약하는 방식으로 배송 비용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백세물류과기(百世物流科技·베스트로지스틱스 테크놀로지)와 중통속달(中通快達, ZTO 익스프레스) 등 외부 물류회사와 배송 계약을 맺었고, 이들 물류회사는 알리바바의 배달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아주 극심한 경쟁을 펼쳐왔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물류회사들은 택배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 아닌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줄여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택배 배달원들이 물류회사와 정식 계약을 맺지도 않고, 저임금의 가격으로 노동하는 관행이 빈번해졌다.

WSJ은 알리바바가 이와 같은 저임금 수익모델을 활용해 올해 9월을 기준으로 한 연간 순이익률 31%를 달성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알리바바의 경쟁업체인 JD닷컴은 물류회사를 직접 운용한다.

알리바바보다 수익성은 떨어지나, 농민공 퇴거 등의 상황에서의 타격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WSJ은 알리바바의 배송 시스템은 현재 베이징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아주 취약하다(vulnerable)면서, 알리바바가 결국에는 더 높은 배송 인건비를 지불하거나, JD닷컴과 같은 회사에 고객을 빼앗기는 상황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지난 18일 베이징 외곽 임대 아파트의 화재 사고가 발생하자, 베이징 시 당국은 긴급 화재대책을 이유로 '농민공'이라고 불리는 이주 노동자들이 주거하는 저소득층 거주지에 대거 퇴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전문가들은 농민공들을 택배 배달원으로 활용하는 전자상거래 기업 등의 타격을 예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알리바바는 관련 서비스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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