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국내 한 투자자문사가 600억원 가량을 손실을 내고 이를 독점 판매한 미래에셋대우가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는 가운데 피해자들은 판매사 등의 조직적 은폐로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로에셋투자자문이 지난 5월 옵션 만기일에 100여명에 이르는 투자자들의 자금 70%가량을 날린 가운데 이 중 20~30여명은 해당 자문사와 미래에셋대우(당시 대우증권)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15일 오전 8시20분에 송고한 '파생상품으로 600억 쪽박 낸 자문사…금감원 '늦장' 검사', 19일 오전 9시30분에 송고한 '금감원, '수백억 손실' 자문사 상품 독점판매한 미래에셋대우 검사' 기사 참고)

피해자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지점에서 A 부장의 소개로 이 상품에 가입했다. 이들은 1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며 안정적으로 꼬박꼬박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A 부장의 이전 직장인 시중은행 지점에서부터 연을 맺었다. 일부는 이 은행의 VIP 고객이지만, A 부장과는 일면식도 없이 A 부장의 상품 권유 문자를 받아 가입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 부장은 투자자들에게 유로에셋투자자문의 스트래들 전략 상품이 '은행 정기 예금보다 좋은 상품으로 위험 요소가 없다'고 설명하며 가입을 권유했다.

심지어 선물ㆍ옵션으로 운용한다는 설명도 하지 않았고 별도의 위험 고지도 없었다.

1차 사고가 2015년 10월에 발생한 뒤, 피해자들은 20% 이상의 손해를 입고 환매를 시도했다. 하지만 A 부장과 이 지점 지점장이 투자자들을 찾아다니며 '가입을 유지하면 월 1% 이상씩 회복해 원금을 찾을 수 있다'고 회유했다.

이 상황에서도 A 부장은 이 상품에 가입되지 않은 자기의 고객들에게 1차 피해 사실 등을 숨기고 가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어떤 피해자는 기존에 대우증권에서 다른 상품에 가입돼 있었으나 A 부장의 설명을 듣고 계약을 해지하고 유로에셋투자자문의 상품으로 옮겨오기도 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를 인지한 분쟁조정국은 대우증권 소비자보호부서에 해당 상품에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우증권은 상품 판매를 지속하도록 방치했다.

한 피해자는 "PB나 해당 자문사가 어디인지 몰라도 국내 최고의 증권사로 꼽히는 대우증권에서 판 상품이니 그것만으로도 믿고 가입한 사람들도 있다"며 "애당초 대우증권에서 이 상품이 팔만한 상품인지 등을 꼼꼼히 보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피해를 본 고객들은 A 부장이 은행에서부터 알던 사람들이다"며 "이 PB가 상품설명서에 손을 댄다던가 하는 일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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