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NA 그룹, 차입 압박 증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공격적 해외 인수합병(M&A)으로 당국의 규제 사정권에 든 중국 하이난항공(HNA)그룹에 대해 당국이 또 제동을 걸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HNA그룹의 투자계열사인 해항투자(000616.SZ)는 52억 위안(약 8천570억 원) 규모의 지분을 사모 형태로 매각하려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당초 해항투자는 지분 매각을 통해 이를 HNA 그룹의 중국 한 보험사 지분 인수와 베이징 소재 의료투자회사 인수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HNA는 해당 인수거래가 이번 지분 매각 철회로 불발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번 사태는 HNA그룹의 자본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을 시사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번 지분 매각 철회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해항투자는 "승인 과정과 회사의 현 상황, 미래 개발 계획, 자본시장 환경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사모 매각을 종료하기로 했으며, 증감회에 신청한 매각 계획을 철회한다"고 말했다.

HNA은 힐튼 호텔 체인과 도이체방크의 지분을 잇달아 사들였으나 공격적인 해외 인수 활동은 자본 조달 우려를 촉발했다.

회사는 최근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자 사업 확장 계획을 축소하고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HNA그룹이 고금리에 단기 채권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해 이를 기업 인수 합병에 이용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주 HNA그룹의 항공 계열사는 8.2% 금리에 5억 위안의 채권을 발행했다. 해당 채권의 만기는 270일이다.

이보다 한 달이 안돼 HNA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가 만기 1년 미만의 달러채를 8.875% 금리에 발행한 바 있다.

해항투자는 2015년 12월에 사모 형태로 120억 위안 규모의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주가 하락 등으로 매각 규모를 축소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중국 증감회는 상장사들의 "과도한 차입"을 억제하기 위해 사모 형태의 주식 매각 규정을 강화한 바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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