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반도체 산업이 내년 하반기 주춤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산업이 올해처럼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장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국면은 내년까지 지속하겠지만, 반도체 가격이 올해처럼 빠르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부장은 총량적으로 우리 경제의 개선 추세는 분명하지만, 반도체 산업과 수출에 집중된 탓에 전반적으로 견실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산업 간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된 문제일 수 있다"며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현욱 부장 및 정대희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최근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적절했나.

▲(김현욱 부장) 우리 경제는 여전히 견실하지 못하다. 경기나 경제의 거시경제 지표로 볼 때 이른 판단이 아니었나 한다. 물가도 경제를 조절할 정도의 상승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 경기 개선 모습도 편중됐다. 대외적인 환경과 반도체 사이클 변화에 우리 경제가 휘둘릴 수 있다. 통화정책을 통환 경제 조절에 신중함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김현욱 부장) 그 수준을 말하기는 어렵다. 현재 물가수준을 고려한 (시중)금리는 적정 금리 수준보다 높은 편일 수 있다. 여전히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본다. 다만 한국은행 미션(목표)이 물가안정과 더불어 금융안정도 있으니, 금리 조절을 통한 금융안정을 모색하는 부분도 있다. 어떤 목표를 어떤 방식으로 달성할지는 자세한 설명과 분석을 통해야 한다.

--소비가 올해 2.4%에서 내년 2.7%로 증가하는데 물가 1.5%는 낮은 수준 아닌가.

▲(김현욱 부장) 내년 물가는 기저효과를 고려했다. 며칠 전에 금리를 인상했던 금융통화위원회 효과도 반영했다. 전반적인 내수 모습을 봤을 때, 물가를 상승시키는 힘이 강한 경기 개선세는 아니다. 그 부분이 물가에 포함돼 있다.

--반도체 경기는 어떻게 보나.

▲(김현욱 부장) 올해 반도체 경기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고 단언한 사람은 거의 없다. 내년에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호황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와 하반기에 주춤해질 것이라는 견해가 반반 정도 된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 등은 낙관적인 반도체 경기를 바탕으로 계산한 것으로 판단한다. KDI는 올해처럼 빠르게 반도체가 상승하는 모습은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국면은 내년까지는 지속하겠지만, 반도체 가격이 올해처럼 빠르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 같다. KDI는 중립적인 수준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설비투자는 진행되겠지만, 성장률 측면에서 올해만큼 증가 폭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제거했을 때 성장률 전망은, 제조업 등의 생산 전망은.

▲(정대희 연구위원) 2.4∼2.5% 정도 될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등 정책효과를 0.2%∼0.3%포인트(p) 반영했다. 정책효과가 없다면 올해와 비슷한 소비 성장세를 예상할 수 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워낙 낮다. 통신과 방송장비, 제조업체 등이 낮다. 내년에는 수출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총량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생산은 정보통신(IT) 중심의 개선세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한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올해보다 조금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

--취업자 증가 폭 전망은. 청년 실업률이 악화했다.

▲(정대희 연구위원) 건설 부문에서 취업자 증가 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책효과를 보면 증원 수는 많지만, 순증으로 따지면 조금 대체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2~3만 명 정도 추가했다. 올해는 30만 명 초반대로 예상되는데, 내년은 30만 명대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본다.

(김현욱 부장) 취업자 성장에 중요 부분이었던 것은 건설 증가세였다. 청년층보다 중장년층 비중이 높다. 반도체 중심으로 생산이 늘었지만, 제조업 특성상 고용 유발효과가 높지 않다. 청년층은 경제활동 인구가 늘면서 실업률이 올라갔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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