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안전자산선호(리스크오프) 심리가 커지고, 코스피가 급락한 여파에 1,090원대로 올라섰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7.90원 오른 1,09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090원대는 11월 21일 이후 약 2주만이다.

장 초반 달러화는 호주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영향으로 뛰었다.

전일 숏 포지션을 구축했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숏커버가 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코스피가 1.4% 하락하고 닛케이225 지수는 1.9%나 밀리면서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번졌다.

달러-엔 환율은 112엔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천억 원이 넘는 주식을 팔았다.

장중 역외 투자자들이 달러를 꾸준하게 사들이며 달러화 상승세를 주도했다.

몇몇 은행권은 롱플레이를 나서기도 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예상보다 다소 낮은 2.9%로 제시한 영향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원화 강세를 이끌었던 기준 금리 인상 모멘텀이 다소 희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088.00∼1,098.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랜만에 1,090원대에서 종가를 형성했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되돌려지는 흐름이라면 언제든지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딜러들은 봤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에서 적극 달러를 샀다"며 "네고는 초반에 반짝했는데, 이후 숏커버성으로 달러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코스피가 많이 내렸는데, 외국인이 일회성으로 이탈했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일단은 역외 투자자들이 전반적으로 달러를 사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094원이면 단기 고점을 보지 않았나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약간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있고, KDI도 내년 성장률을 2.9%로 전망하니 채권시장도 영향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미국 증시가 고꾸라지면 달러-원 환율이 오를 수 있지만, 회복하는 모양새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뉴스는 환율에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고 본다"며 "이는 유가가 잠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1.70원 오른 1,087.5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온 영향으로 달러화는 1,086원대로 소폭 밀렸지만, 호주 GDP가 나온 이후에는 빠르게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역외 투자자들의 숏커버가 나왔고, 일부 은행권이 롱플레이를 더했다.

달러화는 꾸준히 상승하면서 1,094원대까지 올라섰다.

1,090원대 초중반에서는 네고가 상단을 눌렀지만, 환율이 아래쪽으로 밀리지는 않았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달러화의 방향성이 바뀐 분위기가 감지됐다고도 했다.

이날 달러화는 1,086.70원에 저점, 1,094.7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091.9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3억7천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1.42% 내린 2,474.37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36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 92억 원 규모 주식을 순매수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2.14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75.04원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838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5.20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4.19원, 고점은 165.46원을 나타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96억7천500위안으로 집계됐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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