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회예산정책처(NABO)는 한국산업은행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온랜딩 대출 사업이 우량기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의 기업구조조정도 효율적이지 못하다면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ABO는 7일 발간한 '은행형 금융공공기관의 정책금융 사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우선 산업은행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온랜딩 대출이 우량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랜딩 대출은 산업은행이 중소기업을 위해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 등에 자금을 공급하고 해당 은행이 대상기업을 선정해 대출하는 방식이다.

NABO는 "2016년 말 기준으로 우량 신용등급인 8등급 이상의 기업에 온랜딩 대출의 60% 이상이 지원됐고, 비중 또한 확대되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여전히 직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애로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우량 신용등급 기업 위주로 정책금융이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반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렵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을 선별하는 등 중소기업 지원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 역량 부족 문제도 지적됐다.

NABO는 "산은과 수은의 워크아웃을 통한 기업구조 조정의 경우 워크아웃이 진행됨에 따라 구조조정 기업의 계속기업 가치가 점차 하락하는 결과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의 경우에는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계속기업 가치가 최초의 청산가치보다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기업구조조정은 재무구조조정뿐만 아니라 산업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기업의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조정도 동반해야 하는데, 산은과 수은은 이런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NABO는 "채권단 은행은 개별 기업의 재무현황과 관련한 이해도는 높지만, 산업 이해도는 낮은 측면이 있다"며 "해당 구조조정 기업이 속한 산업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계속기업 가치 제고 방안 마련보다는 채권의 회수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NABO는 "산은과 수은은 기업구조조정 역량 강화와 함께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업가치 감소에 대하여는 세부적인 분석을 통해 정책금융 지원의 효과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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