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삼성중공업 주가가 부정적인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은 영향 등으로 폭락했다. 증권사들은 부랴부랴 삼성중공업의 투자의견 또는 목표주가를 낮췄다.

대부분 증권사가 삼성중공업 실적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제시해 왔던데다, 30% 가까운 주가 폭락 이후의 하향이라는 점에서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삼성중공업 주가는 전장 대비 3천640원(28.89%) 내린 8천960원에 마감했다.

지난 9월 이후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타던 상황이라 갑작스러운 주가 폭락이었다.

삼성중공업이 실적 부진으로 올해와 내년에 적자가 예상된다는 소식이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삼성중공업은 전일 개장 전 올해와 내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각각 4천900억원, 2천40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공시했다.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내년 5월 초 완료하는 일정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점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이었다.

증권사 전문가들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를 기점으로 점차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둬왔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부정적인 가이던스는 이런 장밋빛 전망에 흙탕물을 뿌린 셈이 됐다.

이들은 뒤늦게 삼성중공업의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 하향에 나섰다.

하나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중공업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Hold)'으로 낮췄다. 이들은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도 같이 내렸다. 하나금융투자는 1만7천원에서 1만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1만6천원에서 1만원, DB금융투자는 1만5천원에서 9천300원으로 각각 하향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사가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조선업종 투자의견을 제시한 근거는 지난 3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매출 감소에도 불구한 이익 확보'였다"며 "하지만 향후에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반영하면 내년 해양플랜트 발주 기대에도 불구하고 적용 주가순자산비율(PBR)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 "삼성중공업이 그동안 가져왔던 해양산업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집중이 지금의 결과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중공업이 해양산업 위주의 잘못된 전략으로 상선 분야 인력을 대거 정리해버렸고 그에 따른 결과로 경쟁력을 스스로 잃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투자의견은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낮춘 증권사도 대거 등장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SK증권, 신영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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