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북한 핵 문제를 놓고 크게 6가지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대화를 통한 해결'의 마감 시한이 가까워졌다고 보는 미일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과 미국의 군사 충돌을 예측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을 버릴 정도로 중국이 경제적 압박을 넣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1) 미국의 북한 핵시설 공습 2) 이러한 공습이 지상전으로 확대될 가능성 3) 북한 핵무장 포기 수용 4) '미국까지 도달하는 미사일 개발 중단' 수용 5) 쿠데타로 김정은 정권 붕괴 6) 현상 유지를 북한 핵 문제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신문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첫 번째 시나리오인 '북한 핵시설에 대한 한정적 공습'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북한이 반격에 나서 한국과 일본에 미사일과 장거리포를 쏠 것으로 예상돼 미군이 우선 북한의 레이더나 미사일 기지 등을 철저히 공격하는 전략을 검토할 것으로 봤다.

니혼게이자이는 북한과 군사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 일본에 소재한 미군 기지도 사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신문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게 돼도 한국에 사전 통고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권이 '전쟁은 절대 반대'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전 통고를 하게 되면 한국을 통해 관련 정보가 샐 우려가 크다고 미국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주한 미공군기지가 북한의 공격에 전면적으로 노출돼 애초부터 활용되기 어려웠다며, 이 점에 한정해서 볼 때 한국 정부를 배려할 필요성이 적다고 분석했다.

미군의 공격이 지상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국에 대한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한미 육상 부대가 북한으로 향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북한 내 친미 정권 수립을 우려한 중국과 러시아가 파병하는 전개도 예상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미국이 군사적 해결을 선택할 경우 김정은 정권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에 후계 정권 구도를 둔 관련국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세 번째 시나리오인 핵무장 포기 수용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지만 군사 행동을 실행할 각오를 굳힐 수 없는 경우 네 번째 '미국까지 도달하는 미사일 개발 중단' 수용 시나리오로 타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이는 일본까지 도달하는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한다는 의미여서 일본에 곤란한 상황이 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쿠데타가 발생해 김정은 정권이 무너져 미국에 유화적인 정권이 수립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는 것으로 보이나 김정은 정권 붕괴는 현실성이 적다고 판단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반대로 트럼프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와의 불투명한 관계를 둘러싼 의혹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등으로 현 정권에 대한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대통령 탄핵까지 가지 않는다 해도 현 정권의 운신이 어렵게 되면서 북한 문제에 진지하게 임하지 못하는 상황, 즉 여섯 번째 시나리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북한이 크게 기대하고 있는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의 보수 세력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을 사실상 인정하는 네 번째와 여섯 번째 시나리오를 경계하고 있으나, 북한과의 융화를 목표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화의 기회로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문은 대통령의 의도는 그렇다 치더라도 북한 핵무기와 한국의 경제력으로 주변 강대국에 맞서는 강국을 만들길 꿈꾸는 사람들이 한국에 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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