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연방정부의 '셧 다운'이 없다는 긍정 보도에 장기물이 크게 내렸지만, 단기물은 제자리를 지키는 혼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최근 수익률 곡선 평탄화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5bp 오른 2.374%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같은 1.806%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7.3bp 높은 2.772%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뉴욕증시 상승 개장 속에 보합권에서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민간 고용 호조에도 물가가 부진한 것이 확인돼 장단기물이 모두 올랐다.

금리 전략가들은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2~2.5%에서 몇 달씩 갇혀있다며 이 범위를 깰 만한 명분이나 주변 환경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11월 고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기존의 경로에서 벗어나게 할 것 같지 않아서 보통 때보다 덜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11월 고용 전망치는 새 일자리가 19만5천 명 증가하고, 실업률이 4.1%를 유지하고, 임금이 0.3% 상승하는 것이다. 10월 일자리는 26만1천 명 늘었고, 실업률과 임금 상승률은 각각 4.1%와 마이너스(-) 0.04%였다.

또 현재 시장은 의회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임시적인 승인을 통해서라도 정부 '셧다운'을 발생시키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고 전략가들은 부연했다.

또 세제개편안 처리 과정도 시장의 관심을 계속 받고 있다.

상하원이 각각 통과시킨 세제안 내용이 달라 향후 절충안이 나와야 하며 합의안이 상하원 모두에서 인준된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게 된다.

스탠더드뱅크의 스티븐 배로우 외환 및 채권 전략가는 채권 투자자들은 법인세율 인하가 의회에서 통과되면 연준의 통화정책 속도와 경제 성장률, 재정 적자, 무역 적자 등에 영향을 줄 것인지 가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은행은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지만 배로우는 변동성 확대에 따른 뒤늦은 수익 창출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그는 "미 거시경제 환경은 장기물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주식 같은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고꾸라져, 국채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도 계속 나올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채권 투자자들이 관심을 고용 증가보다는 물가 쪽으로 돌렸다며 실망스러우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실업률이 예상보다 더 하락했지만 물가는 침묵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두 지표가 반비례하는 상관관계가 깨진 상태가 지속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 지표는 혼재됐지만, 고용시장 호조를 해칠 정도는 못 됐다.

지난 11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이 증가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는 11월 감원 계획이 전월 대비 17% 늘어난 3만5천38명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전년비로는 30% 증가했다.

11월 수치는 지난 4월의 3만6천602명 이후로 가장 높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감원 38만6천347명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낮으며 1997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CG&C의 존 A 챌린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감원은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며 "다만 CVS 헬스의 보험사 애트나 인수, 아마존의 제약사 인수 가능성 등으로 내년에 제약과 리테일, 헬스케어 분야에서 감원이 급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줄면서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2천 명 감소한 23만6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23만6천 명이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정부 '셧 다운' 관련 보도 속에 위험자산인 뉴욕증시가 기술주 주도로 오름세를 지속하자 장기물 중심으로 급격히 낙폭을 벌렸다.

공화당 일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이 외신에 연방정부의 자금 조달은 문제없을 것이라는 요지의 긍정적인 발언을 내놨다.

BMO 캐피털 마켓츠는 "이날 오후 늦게 매도가 집중하고,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 것은 정부 자금 조달과 관련한 마지막 협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내년 연준이 세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수익률 곡선은 더 평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수익률이 더 오르지만, 물가 부진으로 10년물 등의 장기물은 덜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10년과 2년물 국채수익률 차이는 0.6%포인트 정도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토마스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우리는 단기물 증권에서 나온 자금이 장기물 쪽으로 이동하는 걸 보고 있다"며 "연준은 내년에 몇 차례 더 올리길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 재무부는 다음주 11일 200억 달러어치의 10년 만기와 240억 달러어치의 3년물 국채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또 12일에는 120억 달러어치 30년물도 입찰한다.

한편 이날 비트코인은 한때 19,340달러까지 오르며 19,000달러 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그러나 이후 20% 넘게 하락하며 15,000달러대로 밀렸다.

비트코인 선물 출시를 앞두고 지난 몇 주 동안 가격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또 장 마감 후 백악관은 오는 1월에 인프라투자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 마감 후 미 하원은 연방정부 '셧 다운'을 피하기 위해 오는 22일까지 정부 자금 조달을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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