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 속에 코스피가 2,450선 아래로 내려앉는 동안 연기금은 꾸준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말 배당을 노린 고배당주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천514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보험, 투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는 2조 원에 가까운 순매수로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

특히 연기금은 이 가운데서도 3천172억 원을 순매수하며 가장 적극적인 '사자'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이 기간 2,537선에서 2,461선으로 밀려났다.

코스닥지수보다 지수 충격은 크지 않았지만,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본격적인 국내 주식 덜어내기인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외국인은 그동안 많이 사들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도에 집중했다. 두 종목이 올해 증시를 이끈 대표주였다는 점에서 차익실현 성격을 엿보게 한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상위종목(화면번호 3330)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카카오, 삼성전자우, ETF인 타이거200 스튜디오드래곤, 코덱스200, 현대모비스 순으로 많이 팔았다.

삼성전자를 1조5천800억 원가량, SK하이닉스를 3천억 원, 카카오와 삼성전자우를 1천600억 원과 1천300억 원 순매도했다. 이 네 종목의 순매도 규모만도 2조 원을 넘는다.

반면 신라젠, LG화학, 두산밥캣, POSCO, LG전자, KB금융 등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사들였다.

연기금은 ETF인 아리랑200을 630억 원, LG유플러스를 581억 원, 현대모비스와 POSCO, 팬오션을 각각 467억 원과 420억 원, 37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현대백화점과 아모레퍼시픽 등의 내수주도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이 3천억 원 이상씩을 팔아치운 지난 6~7일에 연기금은 LG유플러스, 엔씨소프트, 한국전력, 미래에셋대우, 현대모비스, 롯데지주 등을 순매수 종목에 올렸다. 이들 종목은 대표적인 고배당주다.

공제회 CIO는 "최근 외국인의 코스피 매도는 위험자산 선호가 식으면서 나타난 일부 종목의 차익실현으로 본다"며 "중간 배당 등으로 연말 배당 기대가 줄긴 했지만, 그래도 배당수익률이 좋고 내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배당은 더 늘어날 수 있어 배당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 의결권을 대신 행사하는 섀도우보팅이 연말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 소액주주의 영향력은 증대되고, 내년 하반기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가 중요 평가 잣대로 부상할 것"이라며 "배당가능재원인 이익잉여금의 활용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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