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은 부산은행 역사상 신입행원 출신으로는 최초로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3월 부산은행장에 취임한 뒤 2013년부터 지주 회장과 행장을 겸직해왔다. 이후 경남은행 등 자회사 인수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BNK금융을 5대 금융지주로 키워냈다.

그러나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거래 기업에 자사 주식 매수를 유도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그룹 계열사 대표들에게 거래처를 동원해 주식을 매수하도록 지시하고 계속 매수상황을 보고받는 등 시세 조종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것.

이는 금융지주 그룹이 주가를 조작한 최초 적발 사례이자 금융지주 회장이 구속된 최초 사레로 큰 충격을 줬다.

금융권에서는 성 전 회장이 회장, 은행장, 최고 의결기구인 지주 이사회 의장 등을 모두 겸직하면서 감사나 견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 시세 조정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

그간 BNK금융은 순혈주의를 내세워 동아대 학맥 인사들의 내부 승진이 이어져 왔고, 지역 정치·경제계와의 유착도 심화해 온 게 사실이다.

오랫동안 특정 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줄 세우기와 특정 파벌을 구축하고 반대파 제거로 이어지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성 전 회장 구속으로 경영 공백 사태에 놓은 BNK금융은 수개월 간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갔고, 성 전 회장은 지난 8월 재판을 받던 중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부산지법 형사합의6부는 지난달 성 전 회장에게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 성 전 회장에 징역 3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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