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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규 칼럼> 예루살렘 그리고 금융시장
    이성규 기자  |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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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12.08  10: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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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선언.

    국제 사회가 지지해 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이 미 대통령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손들어 주기로 갈림길에 섰다. 이 때문에 중동은 화염에 휩싸인 불구덩이에 빠져들기 일보 직전이다.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지난 6일 아시아 금융시장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까지도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은 것은 물론 글로벌달러는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이스라엘의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정한다는 소식이 왜 국내외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일까. 중동정세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에 빠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즉 금융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재료인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성지(聖地)다. 기독교나 유대교, 심지어 이슬람교들에도 예루살렘이 주는 의미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척박한 돌산들로 가득 찬 예루살렘이지만 각 정파는 예루살렘을 차지하기 위해 2천년간 싸워왔다. 사자왕 리차드가 이끄는 십자군과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이 치른 전쟁도 예루살렘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그런데 21세기 세계 초강대국으로 우뚝 선 미국의 대통령이 이스라엘 편에 서서 일방적 지지를 표명하니 2천 년간 이슬람교도들이 지켜내려 했던 신념과 죽음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나라 없이 2천 년을 떠돌던 유대인, 그러나 이스라엘 민족은 시작부터 방랑민족이었다.

    기원전 2천500년 전 '셈' 족이 이집트를 나와 가나안(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했다. 이를 성경에서는 출애굽으로 표현한다. 이때 셈 족은 여러 민족이 뒤엉켜 단일 민족으로 보긴 어려우나 역사적으로는 이 사건을 이스라엘 유대인의 시초로 보고 있다. 역사 속 진실이 그렇다는 얘기다. 이후 유대인들은 또다시 방랑생활을 선택하며 정착하지 못하고 세계 곳곳을 떠돌았다.

    민족은 국가 건립 후 그 안에서 성장하며 정치와 문화를 꽃피운다. 그러나 유대인은 방랑족으로 세계 곳곳에서 떠돌다 갑작스레 1948년 모여들어 건국을 선언한다. 그곳에 정착했던 팔레스타인 민족 70만 명은 자기들이 살아왔던 땅을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과 치열하게 싸워야 했고, 이집트를 비롯한 주변 이슬람 국가들도 이를 지키기 위해 70년 넘게 이스라엘과 전쟁을 이어왔다.

    이슬람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수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국제 사회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대화와 타협이 아닌 전쟁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실마리일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을 둘러싼 이슬람국가는 대부분 산유국이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정도만이 석유가 나오지 않는다.

    만약 중동분쟁이 확대되면 원유 등 국제 상품시장이 요동을 칠 것이고 주식시장, 외환시장도 안갯속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과거 중동분쟁 때 국제금융시장은 불안을 극복하고 빠르게 안정을 되찾은 사례가 많았다.

    문제는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 경제 국가다.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석유가 나지 않는 국가는 중동분쟁으로 원유값이 치솟고 글로벌달러가 강세로 간다면 경제에는 작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이 뻔하다.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는다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예루살렘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이슬람국가의 전쟁은 과거 2천 년에 이어 앞으로 또다시 100년, 1천년 아니 2천년간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경제·금융 주체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책금융부 부장)

    s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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